우후죽순처럼 늘어가고 있는 200미터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벌써 전국에 69개 동이다. 또 건설 중인 초고층 건물이 37개 동이다. 하지만 현재 일선 소방관서에서 보유하고 있는 소방장비로는 38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 화재를 진압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소방방재청이 운용중인 지상 소방장비의 초고층 건물 진화가능 구간은 37층까지에 불과하다. 38층부터는 실질적으로 소방헬기가 화재를 진압해야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이 운용중인 26개의 소방헬기는 모두 방수포가 달려있지 않아 위에서 아래로, 즉 수직 방향으로만 방수가 가능하다. 옥상이나 외벽 화재에는 도움이 되지만 건물 내부 화재엔 무용지물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발생한 부산 해운대 우신골드스위트 화재사건에서 다급히 현장에 출동한 소방헬기는 별다른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상층부가 거의 전소될 때까지 옥상에 물을 뿌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2010년 해운대 화재사건 이후 고측 건물 화재의 성공적인 진화를 위해 방수포를 장착한 소방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은 차세대 헬기 도입을 계속 미루다 올해 도입을 결정했다. 오는 2016년까지 480억원을 들여 고작 한 대의 차세대 헬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의 경우 방수포를 장착한 헬기를 71대나 운용하면서 매년 대대적인 소방훈련을 통해 고측건물 화재진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산림청에서도 2000년 방수포가 장착된 헬기의 도입을 결정해 산불진화에 활용하고 있다.

박덕흠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은 “2010년 소방대비 태세의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2016년이나 되어서 겨우 한 대의 차세대 소방헬기를 도입한다는 것은 지나친 늑장대응”이라며 “소방방재청은 방수포 헬기의 조기 도입을 위해 완성품의 구매, 중고품 구매, 기존 헬기 개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