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나 수십억원 대의 고가 장비를 리스계약을 통해 사용하는 수법으로 재산조회를 피해 오던 얌체 고액체납자들이 경기도의 끈질긴 추격 끝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는 1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에 대한 2만8472건의 리스계약을 한 달 넘게 집중 조사한 결과 리스계약으로 재산조회를 회피해 온 181명을 적발하고 그 중 114명의 리스보증금 53억6200만원을 압류 조치했다고 12월2일 밝혔다.

적발된 181명이 체납한 지방세는 도세 311억원을 포함 모두 416억원에 이르며 국세도 33억원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이들 중 상당수가 재산 조회시 소유권이 리스금융사에 속한 물품들은 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이 리스금융사에 지불한 보증금을 모두 압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보증금 없이 월 단위로 리스 비용을 내고 있는 다른 체납자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에 적발된 체납자 181명이 계약한 리스품목은 공작기계 66건, 자동차 187건, 의료기기 17건과 건설장비 2건 등 모두 272건이다.

자동차 가운데는 마이바흐 1대를 비롯해, 재규어, 벤츠 등 고급차가 절반을 차지했다. 공작기계류는 주로 레이저기기, 나노분쇄기 등 첨단장비와 인쇄제본기 등으로 공단이 밀집한 시흥시에 상당수 집중돼 있었다.

도에 따르면 모 의대 교수 E씨는 3억6700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하면서도 월 122만원의 리스료를 내면서 재규어 승용차를 굴리다 덜미를 잡혔고 A업체는 6900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하면서도 24억원 상당의 인쇄제본기기를 리스로 사용하다 6억7828만원의 보증금 전액을 압류 당했다.

특히 2008년부터 2695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하다 2009년 부도 폐업으로 결손 처분된 H기업은 그간 12차례의 전국 재산조회에도 전혀 재산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번 일제조사를 피하지 못하고 리스보증금 3억원을 압류 당했다. 

이홍균 경기도 세정과장은 “수차례 재산조회에도 재산 없음으로 조회돼 결손 처분된 32명의 체납자가 이번 리스보증금 조회를 통해 20억원이 넘는 세금을 냈다”며 “시간만 보내면 세금은 안내도 된다는 지능적인 악성체납자들에게 경종을 울린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도는 적발된 181명 중 5명은 3000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2년 넘게 체납한 경우로 오는 12월16일 체납자의 실명과 주소, 체납 요지 등을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지난 9월 2개 팀 11명으로 광역체납 기동팀을 구성하고 경기도 전역을 8개 권역으로 나눠 밑바닥부터 샅샅이 훑는 ‘현미경 체납징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세이프투데이 한영진 기자(jake@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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