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2월19일,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서지훈씨는 평소보다 10분 일찍 울린 알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졸린 눈을 비비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니 밤새 폭설이 내린 것. 휴대전화는 오늘은 승용차를 이용하면 평소 35분이면 가던 길이 1시간 5분이나 걸리니 천호역까지 7분 정도 걸어 나가 지하철을 타면 48분 만에 회사에 도착한다고 알려줬다. 서씨는 스마트폰 알림메시지에 따라 오늘 출근은 승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 퇴근시간이 되자 지난달 스케줄러에 표시해 뒀던 송년회 약속시간에 맞춰 알람이 울린다. 10분 뒤에 회사 앞 버스정류소에서 602번을 타고 홍대입구역 중앙버스정류소에 내려 약속장소인 홍대 정문 앞 일식집까지 걸어가면 23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고 서씨는 서둘러 외투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이 같은 ‘지능형 통합 최단경로서비스’를 포함해 향후 10년 간 서울시 지능형교통체계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하는 ‘서울시 지능형교통체계(ITS)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12월18일 밝혔다.

시는 ‘서울시 지능형교통체계(ITS) 기본계획’을 오는 12월19일 확정 고시한다.

‘지능형교통체계(ITS: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란 철도․버스․승용차․도보․자전거 등 교통수단과 도로․철도망 등 교통시설에 첨단 정보통신 및 제어기술을 적용해 운영을 최적화, 자동화함으로써 이동성과 안전성,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서울시 지능형교통체계(ITS) 기본계획’은 기존의 2008년 계획을 수정․보완한 것으로, 2022년까지 향후 10년 간 서울시 ITS 사업 및 교통 관련 계획 수립 시 기본 지침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에서 기존에 ‘차량 이동’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던 교통체계를 ‘사람’ 위주로 재편하고 ▴안전 ▴편리 ▴신속 ▴친환경,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최첨단 교통 환경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뒀다.

특히 스마트폰 보편화, 무선통신의 진화, 스마트카 등 첨단 자동차 개발 및 융복합 기술 발달, 정보․서비스에 대한 시민 욕구 증가 등 사회․문화․기술적 변화를 반영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데 주력했다.

먼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차량용 내비게이션처럼 상세한 보행로, 자전거도로 정보를 제공하는 ‘보행․자전거 경로 안내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보행로뿐 아니라 지하보도․지하철 환승통로․상가 등 지하공간과 실시간 보행혼잡지역정보 등을 연계해 좁은 골목길부터 육교, 횡단보도, 지하도,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운행 현황 등을 아우르는 ‘보행용 전자지도’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로 실시간 자전거 통행량 정보를 수집․분석해 혼잡하거나 위험한 구간을 사전에 알려주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동시간 비교, 대중교통 도착시간에 맞춘 자전거 이동 정보 등 편리한 부가정보를 연계하여 제공한다.

다음으로 누구나 차별 없이 편리하게 이동하고, 대중교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통약자를 위한 첨단 복지교통시스템이 구축된다.

대표적으로 교통약자가 무선주파수인식시스템(RFID) 단말기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엘리베이터나 횡단보도, 다가오는 저상버스 도착정보 등 필요한 실시간 정보를 수신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버스나 지하철을 무작정 기다리거나 엘리베이터를 찾아 헤매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

또 교통약자가 버스정류소나 지하철 승강장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정류소․승강장에 진입할 버스 또는 지하철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어 승차시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게끔 돕거나 교통약자가 다가오면 엘리베이터가 해당 층에 와서 대기하는 등 교통약자 이동 편의가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선 인터넷망을 중심으로 한 도시통신체계 및 IT기술의 발달로 시민에게 편리하고 획기적인 교통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된다.

모든 교통수단과 사용자를 둘러싼 내․외부적인 상황을 아우르는 ‘통합 대중교통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버스․지하철, 승용차 등 수단별 소요시간을 단순히 시계열방식으로 제공하는 지금의 서비스에서 나아가 날씨, 걸음 속도, 컨디션 등을 고려하는가 하면 나눔카, 공공자전거, 보행 등 모든 교통수단을 통틀어 시․공간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이동경로를 알려준다.

예컨대 답십리에서 여의도 시민요트나루까지 간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지하철․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정보만 나오지만 앞으로는 ▴집에서 역까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여의나루역에 하차, 공공자전거를 타고 요트나루까지 이동하는 방법 ▴버스 721번을 타고 종로에서 260번으로 갈아타는 방법 ▴답십리 인근 나눔카를 이용하는 방법 등 답십리~여의도까지 18km를 이동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경로 정보가 제공된다.

이와 더불어 교통정보도 단순히 현재 일어나고 있는 도로 기반의 교통상황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일기예보’처럼 각종 외부요인을 고려해 미래의 교통량․속도 등 예측정보까지 안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교통 예․경보시스템’이 구축되면 다양한 이동궤적 및 최적의 출발시간․경로 등 정확한 통행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수 십 년 간의 도로소통 이력자료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교통패턴자료로 가공해 실시간 소통상황․돌발정보, 기상 및 재해․재난정보, 도로 기하구조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미래의 예측정보를 생성하게 된다.

교통예보를 통해 시민들은 혼잡이나 돌발상황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을 사전에 피하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기상악화나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예보를 통해 안전하게 우회하는 등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서울의 도로 체계가 기존에 시내 간선축 중심에서 내부순환로, 올림픽대로 등 고속형 도시고속도로 중심으로 발전함에 따라 도시고속도로 교통관리시스템(FTMS) 고도화를 통한 ‘지능형 교통안전시스템’이 구현돼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거나 심하게 굽은 도로 등 운전자 주의가 필요한 도로에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경우, 지능형 도로표지전광판․내비게이션 등으로 도로 전방 어느 지점에 물건이 떨어져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제공함으로써 위험에 대비하고 속도를 낮출 수 있게끔 돕는 것이다.

차량-도로 상의 통신장치 간, 차량-차량 간의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전방에서 일어나는 실시간 도로상황을 운전자끼리 주고받을 수도 있게 된다. 지금은 중앙처리방식으로 교통정보센터가 내려 주는 일방적인 정보만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안개구간이나 야생동물 출현 등의 갑작스러운 상황도 차량단말기를 통해 뒷차에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시내를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수 만 대의 차량에 모니터링 장비를 장착하여 실시간 도로 상태와 교통상황 등을 수집하는 정보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지금보다 훨씬 정확하고 신속한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위험상황을 조속히 처리하여 안전한 도로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번 ‘서울시 지능형교통체계 기본계획’에는 급변하는 사회․기술적 변화에 발맞춰 시민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과 해답이 담겼다”며 “승용차 없이도 편리한 첨단 교통시스템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본계획을 충실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한영진 기자(jake@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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