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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산업단지, 행복한 일터를 기원하며
박용기 영암소방서장
2014년 03월 12일 (수) 17:39:55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 박용기 영암소방서장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세요” 아이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한지 불과 몇 시간 혹은 몇 십분 만에 가족에게 불행한 사고소식이 전해진다. 출근할 때의 모습 그대로 퇴근하고자 하는 모든 근로자와 가족의 소박한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다.

작년 3월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대림산업 폭발사고로 근로자 6명 사망하고 11명이 다치는 사고를 시작으로 현대제철 아르곤가스 중독사고, 송수터널 붕괴 등 중대산업재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많은 근로자가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일이 계속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의 구미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 사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웅진폴리실리콘,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구미케미컬 등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도 계속 반복됐다.

올해 들어와서도 지난 2월13일에 남양주 빙그레 제2공장 내 암모니아 탱크 배관이 폭발해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와 암모니아 가스 1.5t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 작년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는지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모든 안전사고는 그 나름대로 원인을 가지고 있다. 원인을 알고 있다면 예방하는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전 산업에 걸쳐 간접고용 증가추세와 불법적 다단계 하도급 관행에 따른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림산업 폭발사건, 송수터널 붕괴 사건처럼 3~4단계로 넘나드는 다단계 하청은 최저가 낙찰로 이어져 공사기간 단축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장시간 노동과 무리한 작업을 강행함으로써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시키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안전사고 대부분이 작업 경험이 없는 초보 근로자 고용과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나 현장 위험정보의 제공 없이 공사기간에 쫓겨 현장에 투입됨으로서 사고를 키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유해·위험작업의 도급금지 범위를 확대(산업안전보건법제28조)하고 최저 낙찰제의 폐지, 발주처나 원청이 안전관리 및 감독의 책임을 넘어 안전보건교육을 직접 이행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와 안전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단지의 노후화로 인한 산업재해 위험성이 커지는 현실에서 안전은 기업의 생존과 연결된다는 인식을 같고 안전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전담 안전관리담당 인력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기업의 고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 번째는 산업현장에서 관리감독자나 안전관계자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체계적인 전문성을 갖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본인이 하는 일에 열중하다 보면 공사현장의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는 경향이 있어 주변의 위험요인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현장 관리감독자가 해결해 주어야 하는데 공사현장의 전체를 포괄적으로 살펴 위험요인을 작업자에게 알리고 제거하면서 시작에서 종료까지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 안전에 책임이 있는 기관 및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산업안전·전기·가스·소방 등 안전점검기관의 적극적인 예방지도를 활성화하고 법위반 사업장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법과 원칙이 확실히 준수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 현장집행 감독행정을 강화해야 한다.

또 보험재원의 일정부분 이상을 사고예방활동에 과감하게 투입할 수 있는 보험제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확대 등 외국 선진국 사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기업들의 자율적 재해예방활동과 안전보건 전문서비스 시장을 활성화는 등 민·관의 협업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도의 대표적 국가산업단지인 대불산업단지에서도 작년 38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4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영암소방서에서는 그동안 산업재해로부터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민·관·산·학 협력기구인 소방안전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산단 내에서 발생한 각 종 안전사고 사례와 예방대책을 토론하고 공유하고 있으며 유관기관 합동 안전점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 등 홍보활동, 유해화학물질 대응체계 구축, 선박블록 체험훈련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함으로써 대불국가산단 내 안전사고는 전년보다 31%, 사상자는 48% 감소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산업재해의 근절은 ‘근로자의 안전’이라는 공통의 목표의식을 가지고 근로자·기업·유관기관 등 민·관의 지속적인 협력과 노력, 정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더해졌을 때 그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도 한해는 근로자 개개인이 사고의 두려움 없이 경제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안전사고 없는 원년으로 아침에 아이의 “안녕히 다녀오세요”라는 인사처럼 모든 근로자들의 행복한 가정으로의 안전한 복귀를 기원한다.

박용기 영암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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