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기승 김포소방서장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원에 입원한 지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앞서 MBC 시사프로그램 ‘리얼 스토리 눈’의 ‘골든타임 4분의 비밀’을 통해 이건희 회장이 혼수상태에서 회복한 것은 초기 심폐소생술(CPR)이 성공한 덕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골든타임은 화재의 초동진압과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으로 화재 또는 사고환자 발생 후 최초 5분을 말한다.

그간 도로교통법 개정과 소방차길터주기 홍보 등 각종정책이 추진됐음에도 최근 5년간(2009년~2013년) 소방차량 출동후 5분내 현장도착률이 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응급환자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량의 현장도착시간은 평균 9분이었고 골든타임인 5분 이내 도착률은 26.9%밖에 되지 않았다.

소방차량의 현장 도착이 늦추어 지는 이유는 늘어나는 교통량과 불법 주·정차, 긴급차량 소통을 위한 교통신호제어 시스템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소방차 출동 시 일반차량이 길을 비켜주지 않는 소방차 통행방해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선진외국의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운전은 모세의 기적에 비유된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오면 운전자는 도로 가장자리로 즉시 비켜주고 이들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정지한다.

미국 오리건주나,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는 긴급차량에 양보하지 않으면 과중한 벌금을 부과하고 면허정지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모세의 기적처럼 긴급차량에 길을 비켜주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웃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양보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골든타임 개념을 재난현장 대응에도 적용해 교통신호 연동 제어를 통한 소방차 우선출동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방차의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을 2017년까지 74%대 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소방은 골든타임 실현을 위해 소방차 길터주기, 불법 주·정차 단속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도 시민들의 반응과 의식은 그때뿐이며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화재 사고를 당한 시민의 몫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방차는 쉴 새 없이 출동하고 있을 것이다. 소방차가 막힘없이 달려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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