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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세대 아파트 화재경보에 피난 안해”
화재 경보음 ‘고성방가’ 관리실로 항의 전화 빗발
2015년 02월 09일 (월) 21:27:20 윤성규 기자 sky@safetoday.kr

   
▲ 이한구 남해소방서 서장
본인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명목으로 소방에 입문한 것이 33년이 훌쩍 지나가면서, 이젠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인으로 서서히 변모하는 모양세가 되었다.

그 숱한 날들 중 문명이 발달할수록 국민들의 생활이 윤택해 질수록 우리의 삶속에서 재난은 하루도 조용히 있지 않고 요동치고 있었다.

특히, 최근 1년간 세월호 사고(2014년 4월16일)에서부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2014년 5월26일, 69명 사상), 장성 효사랑 요양병원 화재(2014년 5월28일, 21명 사망), 판교 환풍기 추락사고(2014년 10월17일, 16명 사망), 담양 펜션 화재(2014년 11월16일, 4명 사망), 지난 1월10일 사망자 4명, 부상자 124명이라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숭고한 생명을 앗아가 우리 국민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일이 유난히도 많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14년 작년 한해는 4만2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325명, 부상자 1885명 재산피해액 4021억원의 손해가 있었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 화재는 전체의 10%(4231건)를 차지해 그에 대한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음식물 조리에 의한 화재가 138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기타 담배꽁초, 난로 및 양초 등의 불씨 화원 방치, 빨래 삶기 등으로 대부분 일상생활과 관련된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다. 게다가 15층 이하 아파트의 경우 기본적이 화재보험조차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피해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 속에 국가는 여러 방면으로 화재예방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중이용업소 화재배상 책임보험제도 도입 △소방안전관리 보조자 제도 도입 △밀폐구조의 영업장에 간이스프링클러 설비 의무화 △피난안내도에 외국어 표기 △공사장 임시소방시설 설치기준 정립 등 다방면으로 추진해 재난(災難)을 예방(豫防)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안전에 대한 노력은 기업인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으로만 생각하고 꺼리는 경우가 많다. 안전은 어떠한 이익을 창출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재난이 발생하지 않으면 쉽사리 체득할 수 없는 부분인 탓에, 우리 생활영역 전반에서 제외하기 쉬웠고 경제논리를 이유로 희생당하며 비용절감의 손쉬운 대상으로 매몰돼 왔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그럼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가? 중국 춘추시대 좌씨전에서 위강은 진나라 왕(도강)에게 ‘생활이 편안하게 있을 때 위험을 생각하고, 준비를 갖춰야 화를 면할 수 있다(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고 해 했다.

이제 우리는 ‘편안함이 있을 때 위험을 생각해야(居安思危)’할 때가 된 것이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의 소리만 하고 남 탓만 하고 있을 것인가?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민 안전의식 고양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안전교육을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의무화해 습관처럼 안전을 외치고 있다.
 
최근 소방당국는 아파트 등 도시형 공동주택에 대해 소방안전교육 및 주민 대피 훈련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의 안전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던 탓인지 가구수가 150세대인 한 아파트에서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피난하는 주민은 단 한가구도 없었다.

오히려 경보음이 고성방가로만 느껴졌는지 관리실로 항의 전화만 빗발치는 경험을 하고 있으며 소방안전교육은 커녕 잘 쉬고 있는 주말에 잠만 깨운다는 등의 원망의 소리만 듣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우리 국민의 현 실태이며 앞으로 풀어가야 할 제일(第一)의 숙제임을 다시한번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우리에게는 벌써 위험을 알리는 비상벨이 몇 번이나 울렸는가? 세월호를 잊었나?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아침뉴스는 TV 속의 이야기으로만 생각하고 있을 것인가?

1분 1초가 다급한 우리 이웃이 우리의 부주의와 무관심 속에 죽음을 맞이하고 있으며, 그 무관심으로 인해 더 큰 참사를 부르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사고를 부르는 일은 두 번 다시 반복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위험에 미리 대비하고 내가 먼저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하며, 안전불감증은 부매랑처럼 돌아와 남은 물론 나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제발 안전을 위한 비상벨 소리를 알아듣기를 ……
제발 안전을 위한 소방공무원의 물음에 불편해지지 않기를 ……
 
이한구 남해소방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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