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기승 의왕소방서 서장
그 어느 때보다 원칙이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당연한 지켜야 할 것들을 가벼이 여긴 결과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는 지난해 국가적으로 유례없던 대형 사고로 이어졌고,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뉴스 일면을 장식했다.

사소하거나 설마라고 생각했던 것, 관례로 여겼던 것에서 부정부패의 싹이 자라나 결국 불안과 불신의 사회를 만들고 있다.

오늘날 우리시회에 만연한 불안과 불신은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사대상 41개국 가운데 26위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선진국 진입을 말하는 나라의 결과라고 보기엔 부끄러운 수준이다. 최근 메르스 파동이나 북한의 도발과 같은 국가 위기상황에서도 이 같은 불안과 불신은 유언비어의 확산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사회의 불안과 불신으로 인한 갈등해소비용이 연간 최대 246조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1인당 총 생산(GDP)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우리는 지난 70년간 땀과 눈물로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였고 역동적인 민주주의도 이루어 냈다. 하지만 부정부패로 인한 사회적 불신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의 갈등을 잘 관리할수록 1인당 GDP는 증가한다고 한다. 갈등관리 능력인 ‘사회갈등관리지수’가 10% 증가하면 GDP가 2.41% 증가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바로 공적제도에 대한 신뢰의 회복이며, 키워드는 청렴이다. 오늘날 국민들이 정부와 공공기관에 바라는 청렴이란 단순히 부정부패의 척결 뿐 아니라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범된 모습일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119가 앞장서야 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으며, 국가가 안전이란 기본적 삶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을 때 소속된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안전 분야의 부정부패는 국민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가장 악질적인 적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세월 안전 분야에서의 부정과 부패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지금의 국민들의 불신을 낳은 원인중 하나일 것이다.

셋째로 119는 국민들에 신뢰받는 몇 안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119는 국민이 원하는 눈높이의 안전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업무영역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119가 앞장서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간다면 이 같은 노력은 전 공공기관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뢰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소시켜주는 사회 핵심자본으로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나아가 존립기반이 위태로워 질 수밖에 없다.

저 신뢰 사회의 극복은 행복한 대한민국을 미래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우리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이며, 그 답은 청렴임을 명심해 119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들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안기승 의왕소방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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