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 출판하기를 원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서거 1주기를 맞아 출간된 <김대중 자서전>은 출간 직후 곧바로 전국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삼인출판사는 “출간 2주 만에 4만질이 판매됐으며 현재 3만질을 추가 제작 중”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8월 한 달 사이에 7~8만질 돌파는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8월16일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다가온다. 이에 그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8월10일부터 진행된 김대중 대통령 추모 행사는 그 피날레인 오는 8월18일 ‘서거 1주기 추도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서전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나라를 걱정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절절한 당부가 와 닿는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후 생애 마지막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빗대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역설했다.

“여러분께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독재 정권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까. 그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다해야 합니다.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만일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고초를 겪을 때 500만 명 문상객 중 10분의 1이라도, ‘그럴 수는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이럴 순 없다. 매일같이 혐의를 흘리면서 정신적 타격을 주고, 스트레스를 주고, 그럴 수는 없다.’ 50만 명만 그렇게 나섰어도 노 전 대통령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얼마나 부끄럽고, 억울하고, 희생자들에 대해 가슴 아픈 일입니까.

저는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려면 양심을 지키십시오. 진정 평화롭고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김대중 자서전> 2권에서)

더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서전을 통해 민중의 힘으로 역사를 움직일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질 국민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에게 외교는 명줄이나 다름없다. 한반도는 4대국의 이해가 촘촘히 얽혀 있는, 기회이자 위기의 땅이다. 도랑에 든 소가 되어 휘파람을 불며 양쪽의 풀을 뜯어먹을 것인지, 열강의 쇠창살에 갇혀 그들의 먹이로 전락할 것인지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

“세계는 한반도를 주시하고 미래는 한민족에게 열려 있다. 그러나 거기는 조건이 있다. 민주화가 반석 위에 서고 남북이 통일을 이뤄야 한다.

적어도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남과 북이 다시 가난해지지 말아야 한다. 통일은 나중에 하더라도 끊어진 허리를 이어 한반도에 피가 돌게 해야 한다. 한반도에 사는 모든 생명붙이들에게 평화가 깃들어야 한다. 세상에 생명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김대중 자서전> 2권에서)

<김대중 자서전>에는 아픔 속에서도 교훈을 얻어 역사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온 국민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믿음이 서려 있다. 일평생 민주주의와 조국 통일을 위해 몸 바쳐 일한 김 전 대통령이 생애 마지막 자서전을 통해 남기고 간 말들은 현 정권과 국민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게 될까.

더불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김대중 자서전>의 기증 운동도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 최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김대중 자서전>을 목포 시내의 각급 학교 도서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권노갑 전 고문은 “자라나는 젊은 세대가 <김대중 자서전>을 읽으면서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나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정신을 잘 배워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동량들이 되기를 바란다”며 기증의 변을 밝혔다.

권노갑 전 고문은 광주, 전남 지역의 천주교회에 각 1질씩 기증할 예정이며 장차 수도권 등 대상 교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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