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가 41일이나 발령되고 최고기온이 36.6℃까지 치솟았던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한 이웃들이 있다. 폭염 속에서도 에너지절약과 생산을 통해 공동전기요금을 0원으로 만든 아파트 단지를 포함, ‘서울시 하절기 에너지절약 경진대회’에 참여한 132개 아파트와 990개 중소업소, 서울그린캠퍼스협의회 소속 대학들이다.

서울시는 여름철 3개월간(2016년 6월 ~ 8월)의 에너지 절감 실적과 절약 실천 활동이 우수한 51개 아파트 단지와 28개 중소 업소, 8개 대학을 선정해 서울시장상과 함께 총 1억4500만원의 상금· 장학금을 시상한다.

시상식은 11월24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 강당에서 개최된다.

‘에너지 절약 경진대회’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으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참신한 절약 방법을 발굴·공유해 절약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난 2013년부터 5회째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대학의 우수사례 발굴 및 지속적인 그린캠퍼스 운동의 확산을 위해 그린캠퍼스 부문을 추가해 진행했다.

지난 여름 3개월간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서울시 전체의 전력 소비량은 작년에 비해 4.8% 증가했지만, 이번 경진대회 참가자들은 같은 기간 전력 108만kWh와 수돗물 10만㎥를 절약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서울시내 3389가구가 한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수돗물은 서울시민 1만1600여명이 한달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이 절감 성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1400만원에 달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성과는 491톤으로 산출됐다.

이러한 절감 성과는 주택용 전력의 경우, 8월의 전년 동월 대비 전력사용량 증가율이 13.6%에 달할 정도로 냉방 전력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아파트와 일터에는 최대 1000만원, 총 1억1500만원의 인센티브가 수여된다. 인센티브는 미니 태양광 발전기와 LED조명 설치 등 에너지효율화 설비 및 절전 제품 구입에 재투자하게 된다.

아파트 부문의 우수 단지는 에너지 절감률뿐만 아니라 에코마일리지 가입률,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율, 주민참여 활동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500세대를 기준으로 대규모/소규모 단지를 구분해 각각 선발했다.

최우수상을 받게 되는 17개 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북가좌신일해피트리, 신정이펜하우스5단지, 도봉동아에코빌, 돈의문센트레빌 등 4개 단지는 대상 후보로  에너지 절감 사례와 각종 노하우에 대해 각각 발표한 후, 참석한 시민들의 현장 투표를 통해 1000만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영예의 대상 수상 단지로 선정된다.

서대문구 북가좌신일해피트리 아파트는 태양광 발전에 적극 참여했다. 아파트 내 자투리 공간인 옥상과 방음벽에 총 54.18kW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고, 111세대 중 23세대는 베란다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해 직접 친환경 햇빛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 효과로 8월에는 공용전기료가 ‘0원’이 부과되는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양천구 신정이펜하우스5단지 아파트에서는 공동체 모임 활성화를 통해 입주민간 화합이 잘 이뤄지고 있는데, 그 장점을 에너지 절약으로 연결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방법을 마을공동체 회원들에게 설명하면 회원들이 주민들에게 전파해 실천력을 높였다.

도봉구 동아에코빌 아파트는 전년도 하절기 에너지절약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이미 많은 절감을 이룬 상태에서, 올해는 에너지 생산에도 힘을 기울였다. 작년에 공용 부분의 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한데 이어 올해는 전체 세대의 30%에 달하는 132세대가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설치했다.

서대문구 돈의문센트레빌 아파트는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에너지 절약 참여를 유도하는 에너지 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 사랑방에는 LED조명 견본과 교체 효과 설명판, 에너지 절약 실적표 등이 진열돼 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에너지 지킴이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불끄기 캠페인도 3년 동안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중소업소 및 시설을 대상으로 한 일터 부문은 계약전력 5kW이하, 6~19kW, 20kW 이상 세 부문으로 나눠 에너지 절감실적과 함께 우수한 절약 실천사례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마포구 ‘커피베이 동교점’은 LED로 대부분의 실내 조명을 교체하고 적정한 조도를 유지하며, 영업이 종료되면 모든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꼼꼼함이 돋보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동절기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최고상인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그린캠퍼스 에너지절약 경진대회는 2016년 9월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연간 절감실적 외에도 다소비기관인 대학이 주도적으로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해 진행한 캠페인 및 학교 구성원간의 협력 정도 등의 노력을 주요하게 평가했다.

대상 수상자인 서울대학교는 연구 및 행정 공간의 전력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대기전력 제로 연구실’ 50개를 만들어 대기전력 차단이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고 수시로 절감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50개 연구실에서만 매달 714kWh의 전력 절감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온실가스 에너지종합관리센터를 운영해 학교 구성원간 협업 및 각종 캠페인 활동과 교육지원, 에너지 컨설팅 등을 추진하는 등 모범적인 그린캠퍼스 활동을 인정받았다.

최우수상은 연세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각각 수상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대학본부에 에너지절약 추진위원회를 운영해 매해 자체 절약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에너지 절약 계획을 수립해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2016년 LED 교체율을 51%에서 60%로 끌어올리고, 태양광 발전설비(102kW) 추가 설치를 통해 연간 322MWh의 전력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등 실적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세대학교는 학내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이 특히 돋보였는데, 여름철 냉방온도 1도 내리기 캠페인 ‘I.시원해.U’, 에어컨을 강의나 회의 끝나기 5분 전에 미리 끄자는 ‘5분 전 5프(off)’, 화장실에서 낭비되는 화장지나 핸드드라이어 사용 자제를 위해 손 씻고 난 뒤 손의 물을 화분 위에 털게 한 ‘물 톡톡 화분 캠페인’, ‘연고전 클린 서포터즈’ 등 15개 캠페인 활동이 호평을 받았다.

1600개 냉난방기기에 제어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는 등 올해 9월말 기준 전년 동기대비 연간 167만8118kWh의 전력을 아낀 건국대는 전력절감 성과가 돋보여 우수상을 받았다.

한양대도 1700대의 개별 난방기에 통합제어시스템을 설치해 원격 조정 및 온도설정, 재실센서 연동 제어 등을 통해 냉·난방 에너지 절감에 앞장 서 우수상을 받게 됐다.

40명의 캠퍼스 지킴이와 함께 에너지절약 실천과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해 힘쓴 이화여대는 학교와 학생의 협업체계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우수상을 받게 됐다. LED 조명교체, 냉난방 재실감지 제어시스템 운영, 대기전력 제로 사무실 15개 구축 등을 한 세종대학교, 그린캠퍼스 전담기구 운영 및 제도화, 홍보대사 운영 및 지역주민과 함께 환경 시민의식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고려대도 각각 우수상을 받는다.

그린캠퍼스 에너지절약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8개 수상 대학교에는 서울시에서 1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에너지를 나누는 이로운 기업’에서 에너지 절약 및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수상 대학과 참여대학에 대해 후원금 및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은 “지난 여름철은 기후변화의 여파인 최악의 폭염으로 많은 시민들이 고통받았지만, 평소 에너지 절약과 자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비하고 있었던 시민들은 슬기롭게 위기를 이겨냈다”며 “에너지절약 경진대회에서 발굴된 모범적인 실천 사례와 노하우를 널리 공유하고 확산해 에너지 저소비형 생활 문화가 시민의 삶에 정착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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