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항 안전모니터봉사단중앙회 회장
오랜 가뭄 끝에 비가 내려 모두 좋아서 펄펄 뛰고 있는데, 뉴스에서는 침수 피해 보도가 심각하다. 비가 오면 침수 피해,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 피해를 겪는 원시적 사회를 경험한다.

4차 산업에 대한 담론으로 밤을 지새면서 언제까지 우리는 이러한 원초적 어려움을 겪어야 하나? 그 원인은 전략적 사고 부재, 문화의 탓이고 답은 전략적 사고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리더는 전략적 관점에서 위기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날이 가물면 물 걱정을 하고 비가 오면 홍수나 산사태 걱정을 한다.

그러나 리더는 한 발 먼저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걱정해야 한다. 그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고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불과 2 ~ 3일 간 200mm에서 300mm 정도 비만 와도 침수 사고가 나고 붕괴 사고가 난다. 가뭄에 물을 찾기만 했지 비가 너무 와서 물길이 막히고 넘쳐나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다.

대부분의 침수는 하수구가 막히거나 아무렇지 않게 방치한 배수로가 문제다. 몇 년 전 경기도 파주시 금촌읍에서 일어난 침수사건은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물길을 돌려놓은 것을 비가 올 때 바로 잡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일어날 일에 대한 사전 대비를 하겠다는 전략적 사고의 부족에서 생긴 것이다. 세상에 가장 알맞은 경우란 별로 없다. 사람들은 비가 적당한 시간 간격으로 적정량이 내려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자연을 그렇게 조종할 수가 없다. 같은 양의 비라고 할지라도 처한 환경에 따라서 다르다. 즉, 장소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필요한 적정량이 다르다. 같은 양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넘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부족하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배수로를 준비하고 아무리 많은 비가 내릴지라도 가뭄에 대비해 저수탱크에 물을 채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렇게 한 단계 앞서서 미리 준비하는 자가 전략적 리더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적 리더가 국가 경영에 참여해야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탤 것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적 리더일지라도 그의 의견에 동조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힘들다.

율곡이 왜의 침략에 대비해 십만 양병을 주창했지만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므로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전략적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략가의 혜안에 대해 동조해 국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전략가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일의 사리를 알아서 미리 준비하고 조치하면 간단히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략이란 미래에 일어날 사안에 대해 미리 그 상황을 상정해서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과정인 바, 여름에 홍수가 날 것을 예견하고 물길을 예측해 도랑을 파서 준비한다면 홍수피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봄에 여름을 예측하고 도랑을 손질할 때는 호미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여름에 큰물이 질 때에는 가래로도 넘치는 물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전략적 리더는 미리 예측해 맥을 잡아 일을 하므로 최소의 노력으로 미래를 대비한다.

2017년 7월7일
김진항 안전모니터봉사단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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