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뇌위축증으로 투병생활을 해오던 퇴직 소방관이 법적투쟁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공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가운데, 최근 5년간 뇌·심혈관 질환으로 공무상요양 신청을 한 소방공무원의 30.4%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인천 남동 갑, 인천시당위원장)은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무상요양 신청을 한 소방공무원 2304명 중 2038명(88.5%)이 승인, 266명(11.5%)이 불승인 받았다고 9월26일 밝혔다.

반면, 뇌·심혈관 질환으로 공무상요양 신청을 한 79명 중 55명(69.6%)은 승인을 받았지만, 30.4%에 달하는 24명은 질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지 못했다. 뇌·심혈관 공무상요양 불승인 비율은 2013년 41.7%까지 치솟았다 2014년 25%로 떨어졌지만, 2015년 31.3%, 2016년 36.4%로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뇌·심혈관 질환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과로사·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016년 말 현장활동 소방공무원에 대한 법정 기준인력은 5만1714명인데 반해 현행인력은 3만2460명으로 1만9254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법정 기준인력의 62.8%에 불과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추가경정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소방관 1500명이 증원될 예정이지만, 필요한 인력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박남춘 의원은 “국민을 위해 밤낮없이 온갖 화재와 구조·구급현장을 뛰어다닌 소방관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해 자비로 치료를 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소방공무원의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뇌·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졌으리라는 것은 일반 국민의 상식상으로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대법원이 뇌 질환에 걸린 퇴직 소방관에 대한 공무원 연금공단의 공무상요양 불승인이 잘못됐다고 판결한 만큼 소방공무원의 공무상요양 신청 심사에 있어서 전향적으로 반영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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