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철 영종소방서 화재조사팀장
인천시 작년 화재통계에 의하면 전기적요인에 의한 화재가 30%로 부주의에 의한 화재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다.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중에서는 ‘미확인 단락’에 의한 화재가 21.3%로 절연열화 단락에 의한 화재 다음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전기적인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단락의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미확인 단락에 의한 화재로 분류된다. 전기화재 원인조사의 기술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여전히 미확인 단락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화재감식 능력향상을 위해 더 많이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미확인 단락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부분은 옥내 인입배선, 전선, 전기기기용 전선 코드로 약 31.7%를 차지한다. 선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부위에서 발생하는 줄열(Joule’s heat)에 의해 열이 축적됨으로써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선 접속부의 열적 특성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특이 다수의 접속부로 구성된 배선용 차단기나 단자대에 대한 연구에서는 접속부의 형태, 접촉 저항, 진동, 조임 토크 등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원인들이 독립적으로 작용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화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나타냈다.

복잡하게 연결된 부위뿐 아니라 단순한 전선 사이의 연결 부위에도 접촉 저항과 발열량이 증가하면서 화재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실제로 두 전선을 꼬아서 연결한 접속 부위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쉽게 접촉 불량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이 전선 간 접속 부위는 다른 부분과 달리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기 쉬워 화재에 취약하다. 따라서 대한 전기협회에서는 전선 간 접속 시 화재의 위험성이 적은 트위스트 조인트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 내선규정에 명시된 전선의 직선 접속 방법인 트위스트 조인트로 접속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대부분 쥐꼬리 접속법과 분기접속법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생활에서는 비전문가가 전선과 전선을 접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선 간 접속의 화재 위험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영종소방서 화재조사팀에서는 지난 6월5일 한국전기안전공사 연구원에서 전선 접속결함에 의한 화재위험성을 분석하는 재연실험을 실시했다.

영종도 지역 특성상 영세 점포, 농가주택, 등이 다수 분포돼 있으며 여러 대상처에서 쥐꼬리 접속으로 전기배선을 자가 접촉해 사용하는 사례를 확인했다.  

최근 횟집 수족관의 전기배선 접속 지점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어 전기안전공사 연구원(전북 완주)과 합동으로 실험을 통해 발화원인 고찰과 매커니즘을 검증했다.

실험을 통해 불완전하게 체결된 쥐꼬리 접속 부위에서 스파크 현상이 발생했고 전선피복에 착화하는 것이 확인됐다. 일선 현장에 관계자가 직접 쥐꼬리 체결법으로 전선을 체결한 대상처가 많은 상황에서 화재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영종도에는 을왕동을 중심으로 횟집 등 일반음식점이 밀집돼 있는데 이번 실험결과를 통해 많은 주민들이 유사 전기화재로부터 주민의 재산과 안전에 더욱 신경써주시길 당부드린다.

2018년 6월8일
배영철 영종소방서 화재조사팀장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