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9일 오전 9시35분 경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와 동시에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운전자는 주변인에 의해 구조됐으나 충돌로 인해 차체가 찌그러져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는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차안에서 숨졌다.

교통사고와 함께 발생하는 차량화재의 경우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모두 사고의 충격과 부상 때문에 스스로 차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아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자동차는 사고로 차체가 찌그러지면 차문은 사람의 힘으로 개방할 수 없다. 

최근 3년간 화재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1만8342건의 화재 중에서 차량화재는 총 1371건(7.5%)을 차지했다. 이 중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차량화재는 88건이었다.

최근 3년간 1371건의 차량화재로 인명피해 43명(사망 1명, 부상 42명)이 발생했다.

차량화재 원인은 전기적 361건(26.3%), 기계적 323건(23.6%), 미상 288건(21.0%), 교통사고 88건(6.4%) 등의 순이었다.

차량 내 전기배선은 운행 중에 발생하는 진동이나 온도변화 등에 의해 전선피복 손상으로 절연이 파괴되어 화재로 이어진다.

정문호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최근 네비게이션, 블랙박스 등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추가로 설치하는 전기제품이 많아 출고당시 외의 별도의 전기배선이 설치된다”며 “이때 차량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배선의 꼼꼼한 마감이 필요하고 전문 정비업체를 통해 설치하는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차량화재 원인으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전기적 원인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출고당시의 배선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고, 부득이 전기배선을 추가로 설치해야 할 경우에는 배선의 결착을 견고히 하고, 엔진 부근으로 전기배선이 지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기계적 원인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차된 차안에서 에어컨을 켜 놓은 상태로 잠이 들 경우 운전자도 모르는 사이에 가속페달을 밟아 엔진에서부터 배기계통까지 과열에 의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문호 소방재난본부장은 “차량화재 원인 조사 과정에서 자동차 일부차량(그랜드 카니발 2005년 ~ 2014년 출시) 대시보드 하단 릴레이박스 단자부분에 물이 유입돼 화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동시에 국토부 교통안전공단과 합동감식을 통해 차량결함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동일한 유형의 그랜드 카니발 릴레이 박스 화재는 2017년 6건, 2016년 5건, 2015년 1건이 발생했다.

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토부에서는 같은 기간 중에 출시된 기아자동차 그랜드 카니발 21만2186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 조치토록 했다.

해당 기간에 제조된 그랜드카니발 차량은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정문호 본부장은 “차량화재가 전체 화재 중에 7.5%를 차지하는 만큼, 운전자의 차량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차량화재는 전기적 원인이 가장 많은 만큼 습하고 무더운 여름철에 전기배선 점검을 철저히 하고 다음으로 기계적 원인이 높은 만큼 평소에 엔진계통의 정비를 철저히 해 화재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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