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 사업소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당시 구급차의 부족이 사망자를 키웠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인화 국회의원(민주평화당, 광양·곡성·구례, 행정안전위원회)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소 구급차 현황’ 등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응급환자는 3명이었지만 삼성이 보유한 구급차는 2대에 그쳤음에도 삼성 측은 119 구급차 요청 등 신고를 일체하지 않았으며 구급차 1대에 함께 후송된 2인은 모두 사망했다고 10월15일 지적했다.

삼성은 기흥 사업장 1대, 화성소방대 1대의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9월4일 오후 1시59분에 이산화탄소가 누출된 이후, 오후 2시10분에 삼성 화성소방대에 지원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소속이었던 응급환자 3인 중 A씨는 삼성 화성소방대 구급차로 오후 2시32분 경 동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삼성 측이 작성한 ‘출동 및 처치 기록지’에 의하면 탑승당시 A씨의 중증도를 ‘사망’으로 기록했다. 기도, 호흡, 순환, 약품, 교정도 모두 없음으로 표시했다. 그러나 응급조치로 현재 A씨는 기계호흡에 의존하고 있으나 생존했다.

반면에 다른 B씨와 C씨는 삼성의 자체 구급차 부족으로 기흥 소방대 구급차 1대로 함께 동탄 성모병원에 이송됐다. 이들은 ‘출동 및 처치 기록지’ 작성당시 모두 ‘응급’환자로 기록돼 생존해 있었으나 9월4일과 12일 각각 사망하고 말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구급차에는 간이침대가 1대 있어 응급환자의 경우 각각 따로 탑승해야 한다. 침대 옆 의자는 경상환자나 보호자 및 의료진이 같이 동승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흥사업소 사건의 경우 삼성이 119 신고를 하지 않아 2명의 응급환자가 1대의 구급차로 이송된 것이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로비 CCTV 화면상에도 맨 마지막에 이송된 피해자는 간이침대가 아닌 들것에 실려 후송됐다. 두 번째 후송된 피해자는 마지막 피해자가 탑승할 때 까지 3분여를 기다려야 했다.

정인화 의원은 “삼성이 사고 발생 즉시 119에 신고를 해 응급조치와 적정한 후송절차를 거쳤다면, 피해자들이 생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소방청은 자체소방대에 대한 전면적인 소방안전 점검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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