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3월25일 일본에 대지진과 해일이 발생한지 2주가 지났지만 최대 7만5000명 아동이 집을 떠나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이 여전히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3월27일 밝혔다.

피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들이 그들이 겪은 끔직한 상황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겁에 질려 있고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긴급구호팀 팀장인 스티븐 맥도날드(Stephen McDonald)는 “이번 재난으로 인해 지난 2주일간 많은 가족과 아동들의 인생이 순식간에 뒤바뀌었고 그들은 갑작스럽게 집과 전 재산, 때로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었다”며 “아동들이 그들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정서적 문제를 피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들은 쓰나미에 대한 악몽과 이번과 같은 쓰나미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난으로 마을이 폐허가 된 카마이시에 살고 있는 토미타 리코(12세)는 "자동차가 그녀를 향해 떠내려오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며 "그녀의 삶이 예전과 같이 회복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겁에 질렸고 제가 본 것들에 대해 믿을 수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집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고 언제 닥칠지 모를 쓰나미 때문에 겁에 질려 있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인 동북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몇 달을 기다려온 졸업식마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이시노마키시의 카즈마 초등학교에서는 이번 전체 졸업생 38명 가운데 36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이 열렸다. 한 명은 쓰나미로 실종됐고 한 학생은 쓰나미에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주 전, 허리까지 찬 바닷물을 가족과 함께 헤치며 집에서 빠져 나온 아베 나나미(12세)는 "오늘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며 "쓰나미 이후 정말 힘들었지만 오늘만은 기쁘다"고 졸업식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이 학교에 교사로 재직중인 아카마 히로코는 "몇몇 학생은 나무에 걸려있는 시신 등 끔찍한 광경을 봤다"며 "심지어 한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많은 아동이 이번 쓰나미 이후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졌고 아이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번 일을 기억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얼마나 잘 극복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피해 지역에서 아동친화공간(CFS:Child Friendly Spaces) 네트워크 설립을 통해 지진과 쓰나피로 피해를 입은 아동들을 돕고 있다. 아동친화공간은 전문인력의 감독 하에 아동들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시간을 보냄으로써 그들이 직면한 불안감을 덜어주는 시설이다. 아동친화공간은 또한 부모들이 식료품과 숙소를 구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을 찾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아동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에 이시노마키에 있는 아동친화공간에 처음으로 참석한 미우라 마이(12세)는 "오랫동안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고 대피소 생활은 매우 지루하다"며 "다른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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