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 발생 약 40일이 가까워오면서 아이티 재건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KOTRA는 2월18일 아이티 재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주요국의 동향을 조사,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구호품 전달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전력, 도로, 정부청사, 주택재건 등을 중심으로 아이티 재건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전력, 도로 등 우선 복구 = 복구가 가장 시급한 분야는 전력이다. 지난 1월18일 아이티 전력청이 ‘전력산업 복구위원회’를 발족해 긴급 복구에 나서고 있는데 약 5000만 달러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 미국, 프랑스, 도미니카공화국의 국가 전력기관과 민간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동서발전’이 1900만 달러 규모의 전력시설 복구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현지에서 발전소 운영사업을 하고 있는 ESD도 재건 프로젝트 참여를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전기공사인 EDF 역시 25만 유로의 원조금 외에 전선 공급 등을 통해 전력인프라 복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오프그리드테크놀로지스(Off-Grid Technologies)사의 경우는 태양광을 이용한 재건사업 참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복구의 경우는 전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이미 재건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에서 도미니카공화국 국경과 포르토프랭스 간 도로 정비 프로젝트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IDB(미주개발은행)에서 2500만 달러를 지원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미니카공화국의 경우는 국제기구의 도로 피해상황 진단이 끝나면 본격적인 복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진으로 큰 타격을 받은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대체할 신 행정도시 건설과 정부청사 및 주택건설도 논의되고 있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이 지난 1월28일 수도 이전 계획을 발표하는 등 행정도시 건설설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40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정부청사 신축은 프랑스가 주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대만은 1600만 채의 가옥 및 병원, 가금류 농장건설을 약속했으며 콜롬비아에서는 보고타 시청이 800만 가구의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스는 건축가, 엔지니어 등을 파견해 재건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며 프랑스 학제의 고등학교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인근 프랑스령 국가에 진출해 있는 부이그(Bouyguese), 라파르주(Lafarge) 등 프랑스 기업의 SOC 분야 복구사업 참여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신분야 재건에 있어서는 기존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던 프랑스가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텔레콤의 자회사인 오랑주(Orange)와 에스에프에르(SFR)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아이티로 거는 전화에 대해 무료요금을 선언한데 이어, 오랑주는 통신 인프라 복구에 참여할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광대역인터넷 서비스로 이미 아이티에 진출해 있는 미국의 알카텔루슨(Alcatel-Lucent)과 휴대전화 개통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는 미국의 디지셀(Digicel) 역시 복구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 미국이 재건사업 주도할 듯 =  아이티 복구사업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지진발생 초기부터 활발하게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는 미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도미니카공화국 KOTRA 산토도밍고 KBC는 밝혔다.

특히 미국의 재난복구전문회사인 애시브릿(AshBritt)와 건설회사인 DRC그룹(Group)은 이미 아이티 대통령을 만나는 등 재건사업 참여를 본격화했고 시멘트 공급회사인 미국의 시멕스(Cemex) 등도 외국 정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아이티 재건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월17일 외국 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아이티를 방문하는 등 프랑스의 역할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프랑스는 아이티 재건사업이 외국 정부가 아닌 아이티 정부와 국민 주도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아이티 지식인층이 과거 중남미와 카리브 국가 주도로 추진됐던 개발사업의 실패로 미국과 프랑스의 협력을 바라고 있는 것도 이들 양국의 역할이 클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아이티 재건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국가는 인접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인 것으로 보인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아이티 재건사업이 자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특히 필요 물자 공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4월14일 산토도밍고에서 개최되는 아디티 재건 정상회담도 도미니키공화국 대통령이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브라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구호작업에는 적극적이지만 재건사업 참여에 있어서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KOTRA는 밝혔다.

KOTRA 권오석 지역조사처장은 “한국의 경우 전력, 섬유산업 복구에 직접 참여함과 동시에 아이티 재건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은 미국, 프랑스 기업과의 협력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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