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낙진이 우리나라까지 도달함에 따라 소위 ‘방사능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방사능 마스크’는 올바른 용어가 아니다. 한국산업표준(KS)에는 분진을 여과하기 위한 방진 마스크에 관한 규격이 제정돼 있는데 아마도 ‘방사능 마스크’는 특별히 세슘, 요오드 등의 방사성 분진을 여과하기 위한 용도 내지는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방진 마스크는 그 성능에 따라 등급이 있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안면부 여과식 방진 마스크의 경우 KS 규격에 따른 여과재의 분진 포집 효율 항목만 보면 특급 99.0% 이상, 1급 94% 이상, 2급 80%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아주 미세한 것이 특징인 방사성 분진은 특급 이상의 방진 마스크를 통해서만 여과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방진 마스크에 관한 특허출원동향을 살펴보면 2000년대 들어 출원이 늘기 시작해 전체 출원건수의 약 92%가 2000년 이후에 출원됐는데 이는 2000년대 초부터 황사가 심해져서 황사 차단을 목적으로 한 방진 마스크 출원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6월5일 설명했다.

기술분야별로는 분진 포집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발명과 착용시 호흡저항을 줄이기 위한 발명이 방진 마스크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로 가장 많이 출원되고 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직접 관련된 발명으로는 방사성 물질 자체를 여과하는 마스크에 관한 발명으로 원자력 발전소나 관련 실험실 등에서 발생되는 삼중수소수에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기 위한 마스크를 들 수 있다.

이는 공기에 포함된 삼중수소수를 얼음 표면에 서리(성에)의 형태로 결빙시켜 제거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정화통 내부에 장착되는 얼음이 녹지 않는 시간을 길게 하거나 얼음을 정화통에 계속해서 충전하는 기술 등이 출원되고 있다.

이와 같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 단순한 낙진이 아닌 방사성 물질 자체를 제거하는 마스크에 관한 발명은 지난 10년간 총 13건이 출원돼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번 일본 원전 사고로 이러한 마스크의 출원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방진 마스크는 분진, 황사 등 입자상의 오염물을 여과해 제거하거나 활성탄 등에 흡착시켜 제거하는 전형적인 방진 마스크뿐만 아니라 위에서 예로 든 삼중수소수를 제거하는 마스크처럼 개개의 오염물의 특징을 잘 파악한 다음 그 오염물의 특징을 활용해 제거하는 방향으로도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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