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제 계양소방서 과장(재난과학 박사
2019년 12월 중국 우한(武漢) 폐렴에서 시작된 코로나19(COVID-19) 재난으로 요즘은 사회적 시간이 멈춘 상태가 되고 언제 백신이 개발되고 감염병이 종식될지 아직도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이런 거대한 재난의 터널을 지나는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불황의 소용돌이를 헤매는 공포 가운데 최근 계속되는 주가폭락으로 KOSPI·KOSDAQ 시장을 일시 정지하는 Circuit Breakers가 발동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서 코로나19의 국내 발생현황은 2020년 3월30일 오전 9시 기준 확진환자 9583명, 사망자 154명으로 공식 발표되고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상기시각 상황보고서에 의하면 전세계 발생현황은 총 204개국 확진환자 69만5624명, 사망 3만3096명으로 공식 집계되고 있다.

코로나19는 박쥐동물체를 숙주(宿主, host)로 하는 사람감염의 호흡기 증후군인데 질병 분류상으로 제1급 법정 감염병이며 질병 코드는 U07.1이다. 병원체로는 SARS-CoV-2로서 beta-coronavirus에 속(genus)하며 유전자 크기 27~32kb의 RNA 바이러스이다.

주요증상으로는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및 중증폐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다양하며 경증에서 중증까지 호흡기감염증이 있고 드물게는 객담, 인후통, 두통, 객혈과 오심, 설사도 생긴다.

그런데 치사율의 경우, 2003년 SARS 10%, 2012년 MERS 34%에 비해 상기시각 기준 대한민국 1.61%, 전세계 4.65%로 집계돼 다행히 과거의 감염병에 비해 높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약 감염확산속도가 높으며 치사율도 높은 이변종이 향후 새롭게 출현해 수습·복구 및 사회가 회복되는데 장기간 소요되면 큰 재앙일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이다. 감염병의 유행은 모든 이에게 불신과 불안, 나쁜 소문과 공포, 스트레스를 유발해 사회경제적으로 악영향을 조장한다.

하루속히 버티고 견디며 일어설 수 있는 역량으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다. 즉, 항체의 면역력이 낮은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것에서 교훈을 찾아보면 효율적인 국가방역체제를 구축해 사회적인 재난대응력과 복원력이 절실함을 느낀다. 

또 코로나19의 잠복기는 14일 정도로 파악되고 증상이 있는 동안 가급적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집단감염 예방차원에서 면대면 접촉을 피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급속히 확산되는 시점에 우리정부는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상향(2020년 2월23일)해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범정부적으로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진단약제와 치료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 가운데 WHO는 3월11일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이는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으로서 감염병의 위험수준에 따른 6단계의 경보종류중 가장 높은 단계이다.

우리나라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을 사회재난(社會災難)으로 규정하고 있고, 3월15일 방역 관련 사회안전(Societal Security)을 위해 처음으로 대구시, 경북도 청도군, 경산시, 봉화군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또 3월22일부터 2주간 코로나19의 확산방지와 종식을 위해 국무총리 지시로 집단감염 예방과 국가차원의 총력대응전략으로서 세계적인 운동인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2m 이상 건강거리 유지, 회식자제와 퇴근 후 바로 귀가, 식사시 마주앉아 대화 자제, 모임 및 여행자제, 종교활동·실내체육관·클럽 이용자제 등이다. 그런데 장기간 보이지 않는 Virus와의 외로운 싸움의 과정에서 자칫 우울증, 공황장애, 심리적 소외감이 우려되기에 SNS를 활용한 심리적 거리 줄이기 운동도 병행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국민의 안전확보를 위한 방역과정에서의 개인적·사회적 활동의 제한, 실업문제와 경제활동의 위축, 가짜뉴스에 의한 정보의 혼란전염병(Infodemic)과 불신·낙인은 개인의 스트레스 반응과 지역사회에 갈등과 분열을 증가시키며, 개인과 지역사회의 리질리언스(resilience)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화재 등 각종재난의 난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한 피해를 주어 자본주의체제의 가장 큰 병폐인 극심한 사회불평등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요즘 장기간의 사회적 활동의 감소로 소상공인과 기업은 영업·생산 등 경제활동에 큰 타격을 미치고 있다.

국민보건부문과 함께 경제생활영역에서 제조·유통·금융 등 거의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코로나 쇼크(Corona Shock)’ 현상으로 점점 빠져드는 상황이다. 이제 대재난의 장기화가 파생시키는 사회경제적인 악영향에 긴급위기대응전략을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을 깨닫는다.

자고로 2000년 3월 미국 Philips 반도체 공장화재로 유럽의 휴대폰제조 협력업체인 북유럽의 Nokia와 Ericsson에 바로 통보했는데, 위기관리경영을 실시한 전자는 곧 경영정상화가 됐지만 후자는 23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는 교훈을 참고해야 한다.

또 2001년 ‘9·11’ WTC 테러당시 73층에 위치한 증권회사 Morganstanley 직원 대부분인 2687명을 Panic 상태에서도 20여분만에 대피시키고 사망한 안전책임관 Rick Rescorla의 영웅적인 기적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도 평소에 함께 재난대응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21세기에 들어 국제표준화기구(ISO)를 중심으로 대형재난시 국제협력의 필요성과 호환성되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재난관리시스템의 국제표준화가 추진됐다. 또 사기업을 시초로 공기업과 공공기관에도 이제는 ISO 22301인증으로 사업연속성관리체계(BCMS)를 구축해 실시하는 대상들이 점증하고 있다.

이른바 BCMS(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Systems)는 코로나19 같이 재난 및 위기 상황 시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체계로, BCP 수립에 필요한 주요기능을 지원하고 실제 재난 시 수립된 BCP가 신속하게 가동될 수 있도록 표준업무절차기반의 모의훈련과 사고대응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즉, 재난상황을 극복하는 목적보다 나아가 재난으로 인해 피해를 입더라도 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핵심업무를 중단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목적이다.

주요 과정으로는 훈련계획(Plan)-실행(Do) - 상황점검(Monitoring) - 평가(Check) - 지속적 개선(Act)으로 순환되는 것이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계획단계에서 핵심업무 현황분석을 하며 실행단계에서 업무영향분석(BIA), 위험성평가(RA)를 하고, 상황점검 및 평가단계에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하며, 개선단계에서 부적합 사항을 발견하고 통제, 수용한다.

최근 코로나19 감염확산방지 관련 금융기관에서 망분리를 통한 재택근무 등으로 BCMS를 실행하는 모습이 귀감이 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IT강국으로서의 장점을 활용해 대형재난에 대응하는 ‘Safe Korea’가 77억 전세계인구의 COVID-19대처 수범사례라며 UN에서 칭찬하고 있다.

향후 사기업의 위기관리경영(BCP)를 중심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에도 점차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BCMS의 도입·운영을 권고한다.

끝으로, 전국적으로 corona감염 의심환자 이송한 119구급대원은 비번임에도 음성판정으로 확인시까지 격리조치 후 대기해야 하는 현실이다.

1973년 이후 47년만에 5만여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거대한 재난대응의 터널을 지나는 과정 가운데 2020년 4월1일부터 ‘소방관 국가직화’가 전면 시행된다.

그동안 소방청 및 국가직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마다 많은 부정적인 압력을 받았었는데 이날을 맞으니 참으로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앞으로 일원화된 국가직 소방조직이 더욱 각종 재난의 예방과 24시간 긴급대응 체계를 강화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세우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김성제 계양소방서 과장(재난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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