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소방서 119구급대 소속 이재현 소방장은 11살, 7살 두 아들의 육아와 구급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 구급대원’이다. 하지만 비번날에는 학교와 청소년수련원, 관공서 등을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안전교육을 전파하는 소방안전강사로 변신한다.

그는 지난 2006년 임용돼 구급대원으로 각종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대처 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사람을 마주하면서 자신이 직접 안전강사가 되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평소 소방안전강사로 열정을 다해 강의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동경해오기도 했다. 결국, 지난 2017년 경기도소방안전강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내밀었다.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다보니 처음엔 교육자료를 준비하는 일부터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득한 상황별 위기 대처법을 도민들에게 알려야겠다는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금세 보람과 흥미를 느꼈고 강사로 나선지 4년째인 지금도 매월 1~2차례 각종 현장을 찾아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 어린이 안전교육 등을 쉼없이 전달하고 있다.

이 소방장은 작년 9월 열린 경기도 소방안전강사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 제6회 대한민국 소방안전강사 경진대회에서 쟁쟁한 전국 배테랑 소방안전강사들과 실력을 겨뤄 당당히 장려상을 거머쥐며 경기도 대표 소방안전강사임을 입증했다.

3년간 소방안전강사로 활동하며 뿌듯했던 기억이 많다며 그는 소방안전강사로서의 삶이 행복하기만 하다. 하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자신이 교육한 학교 교사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지역 학교와 청소년수련원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강의를 해달라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두 아들의 엄마로서 어린이와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교육을 위해 더 몰두하는 이 소방장. 올해 더 많은 안전강의 준비와 소방안전교육사 자격증 취득까지 이루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 소방장은 “평소 거울에 비친 얼굴표정과 입모양을 보며 연습하죠. 두 아들을 앉혀놓고 강의를 하기도 하고요. 시어머니와 남편, 두 아들은 언제나 든든한 제 지원군”이라며 “소방안전강사로 도민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소방재난본부는 도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소방안전강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소방안전강사는 5년 이상의 현장 실무경험을 갖추고 일정한 자격을 취득한 소방공무원을 선발, 학교와 각종 사업장 등에서 전문적인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경기도 소방공무원 322명이 소방안전강사로 나서 화재와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국민 행동요령 및 대응방법부터 생애 주기별, 직업별, 계층별 맞춤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강사들의 활동은 잠정 중단됐으나 본부는 감염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강사들의 안전교육 실시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