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청장 정문호)은 우리나라가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국 사례를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해 노인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고 8월27일 밝혔다.

소방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사회가 된 국가의 노인안전 현황과 정책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분석을 하게 될 주요 국가는 2017년에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 독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이다.

2019년 기준으로 고령화율은 세계에서 일본이 28.4%로 가장 높다. 한국은 14.9%로 일본의 절반 수준 정도이지만 2045년이 되면 일본(37% 예상)을 넘어 세계 1위의 고령화 국가가 되고 2067년에는 고령화율이 4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노인안전은 소방의 핵심적인 정책의제가 됐다.

특히 노인의 경우 신체능력과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독거가구 비율도 높기 때문에 어린이나 성인 중심의 안전대책을 노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워진다.

소방청은 올해부터 노인안전정책을 역점사업 분야로 정하고 노인가구 주택화재경보기 우선 보급, 노인전용 교육자료 개발과 홍보물 제작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외국 사례에 대한 분석은 미흡했다.

특히, 국가마다 생활양식이나 안전환경 구축정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단순 현황 비교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워 심층분석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2명으로 한국(0.6명)보다 2배 정도로 높고, 65세 이상 화재사망률도 한국보다 1.7배나 높다.

고령화율과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비교해보면 1996년 일본의 고령화율은 14.8%로 현재 한국의 고령화율(14.9%)과 비슷했는 데,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978명이었다. 그러나 고령화율이 28.4%로 두배 가까이 상승한 2019년의 화재로 인한 사망자수는 1477명으로 오히려 25%가 감소했다. 고령화율과 화재사망률이 비례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른 결과이다.

고령화율이 한국보다 높은 프랑스(2017년, 19.2%)와 네덜란드(2017년, 18.5%)의 경우에도 인구 10만명당 화재사망자 비율이 0.4명 정도로 0.6명인 한국보다 낮았다. 일본의 1.2명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고령화율이 노인안전에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었다.

또 현재 65세 이상 인구의 화재사망률을 살펴본 결과 한국이 일본보다 41%나 낮았다. 그러나 연령별 사망률의 비교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은 그 이하보다 일본은 2.3배가 높은 반면, 한국은 2.7배가 높게 나타나 우리나라의 노인안전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소방청 조선호 대변인은 “고령화가 안전정책을 수립하는데 어려운 변수이기는 하지만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서 안전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각국의 다양한 정책과 그 효과를 분석하고 사회복지 전문가, 외국 소방기관, 주한 외국대사관 등 각계와 협력도 확대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노인안전대책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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