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제일평화시장 대형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률이 4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7년부터 별도로 ‘전통시장 화재공제’ 보험 사업을 실시했지만 이를 통한 실제 가입률이 13.2%에 불과했다.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경북 구미갑)은 국정감사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혀졌다고 9월22일 밝혔다.

추석을 앞둔 9월21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작년 9월22일은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사업 시장으로 잘 알려진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를 진화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렸고 716억원의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혔다.

◆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 현황 = 전통시장은 오래된 소규모 점포가 밀집해 있고 노후 전기배선과 가연성이 높은 상품이 많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진화도 쉽지 않아 피해가 크다. 그런데 전통시장의 점포 대다수가 화재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 점포 49.8%가 화재 보험에 미가입하고 있으며 미가입 사유의 49.3%가 보험료 부담으로 나타났다.

화재보험 미가입 사유를 보면 보험료 부담(49.3%), 필요성을 못느낌(40.4%), 정보부족(5.5%), 보험제도 불신(1.5%)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화재보험 미가입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 78.9%로 가장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은 부산 74.7%, 전남 63%, 경남 62.7%, 울산 62.7%, 대구 51.4%, 광주 50.4% 등으로 나타났다.

◆ 정부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 13.2%에 불과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민영 손해보험보다 저렴한 전통시장 전용 공제상품인 ‘전통시장 화재공제’ 보험을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13.2%(2020년 8월 말)로 매우 저조했다.

정부의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을 보면 강원도가 31%로 상대적으로 가입률이 높았고, 충북 23%, 전북 22%, 울산 21%만이 20%대를 넘었으며 나머지 8개 지자체가 10%대, 5개 지자체가 아직 한자리수 가입률에 머물렀다.

강원도와 충북, 전북이 상대적으로 가입률이 높았던 것은 지자체적으로 화재공제 가입 유도를 위해 공제료 60~40% 보조하고 있어 가입률 상승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안정적으로 화재공제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험업법상 화재보험 최소 금액인 100억원이 요구되지만 2020년 8월 말 기준 공단의 적립금 누계액은 4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통시장 화재공제사업 예산은 매년 줄어들어 2017년 11억5000만원에서 2020년 9억9000만원으로 약 14% 정도 감소하고 올해는 코로나19와 경제침체 등으로 인해 가입률이 크게 줄어들어 예산의 27% 밖에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근 의원은 “전통시장의 화재보험 가입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공제사업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화재공제사업의 예산확보와 집행률 제고 등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안전망 구축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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