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주 국회의원
119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을 막기 위해 18개 시도 소방본부가 구매한 웨어러블캠이 3700대가 넘지만,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건수는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각 시도소방본부는 올해 연말까지 웨어러블캠 1093대를 추가 구매할 계획인데 예산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웨어러블캠 실사용률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은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31일 기준 18개 시도 소방본부가 보유한 전체 웨어러블캠은 3791대라고 10월11일 밝혔다.

웨어러블캠은 119구급대원에 대한 폭행 등 채증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근무복이나 헬맷 등에 부착해 직무수행 과정을 영상·음성으로 기록할 수 있는 장비다. 매년 119구급대원들이 직무수행 중 상대방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하는 일이 늘어나자 시도 소방본부들은 2014년부터 웨어러블캠을 구매, 보급했다. 

웨어러블캠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경기소방재난본부로 529개를 가지고 있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연말까지 512대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 483대, 서울 472대, 충남 372대, 부산 246대, 인천 221대, 전남 217대, 경남 216대, 전북 180대, 경북 153대, 충북 136대, 대구 122대, 대전 98대, 제주 95대, 광주 90대, 울산 79대, 창원 61대, 세종 21대 등이다.

올해 연말까지 추가 구매계획이 있는 곳은 경기 512대 외에도 서울 474대, 창원 56대, 전북 51대 등이다. 

문제는 매년 현장 활동 중 웨어러블캠을 사용할 일이 많아지는 추세인데도, 실제 현장에서 사용 빈도는 매우 저조하다는 것이다. 

2019년, 2020년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전국적으로 131건이었던 119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2019년 205건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웨어러블캠 사용실적은 2018년 전국적으로 74건, 2019년 93건, 올해 8월까지 45건에 불과했다.

특히 2018년과 작년 각각 46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경기도에선 웨어러블캠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거나 3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각각 13건, 18건의 폭행사건이 일어났던 부산은 웨어러블캠을 4건, 6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은주 의원은 “구급대원 폭행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웨어러블캠 사용실적이 떨어지는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며 “올해 연말까지 각 시도 소방본부에서 웨어러블캠 1093대를 추가 구매할 계획인데 예산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웨어러블캠 실사용률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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