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소방재난본부(본부장 변수남)는 지난 2018년 10월 폐암 선고 뒤 3개월 만인 2019년 1월 사망한 고 김영환 소방령의 안타까운 사연을 계기로 대한민국 소방 창설 이래, 처음으로 예산을 확보해 ‘소방공무원 유해물질의 인체 축적 및 위해성 조사 연구용역’을 오정은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팀에 맡겨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약 9개월간의 연구를 마쳤다고 12월15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화재현장 등에서 다량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독성 화학물질 노출로 인해 소방관들은 각종 직업성 질병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가 없어 그간 현장에서의 잦은 유독물질 노출로 인해 암 등 각종 질병이 발생했다는 것을 피해 소방관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이러한 소방관들의 고충을 해소하고자 실시하게 됐다.

연구결과 소방차와 일반차(대조군) 내부 먼지시료 채취 비교분석 및 소방관이 현장에서 착용하는 방화복, 장갑, 두건등 개인보호복 시료 분석결과 소방관 근무환경에서의 유해물질 노출가능성이 확인됐다.

또 화재현장 활동 소방관 96명과 일반인 70명의 혈액 및 화재현장 활동 전후(前後)의 소방관 뇨(脲) 분석 결과에서도 소방관의 체내에서 높은 농도의 유해물질이 검출이 됐다.

변수남 부산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일반인에 비해 소방관에게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는 혈액암, 림프종등 희귀질병과의 연관 관계를 규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소방공무원의 유해물질 노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인 노력과 함께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 추진토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정은 교수는 “향후 화재현장의 각종 유해물질과 소방관 질병과의 연관 관계 파악을 위한 장기적인 유해물질 모니터링 연구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일회성에 거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