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재난본부(본부장 최태영)는 지난 12월16일 오전 10시54분 경 성북구 장위동 한 주택에서 태아가 거꾸로 나오는 응급분만 중이던 산모를 응급처치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12월29일 밝혔다.   

서울 강북소방서 정지훈 119구급대원(미아119안전센터 1급 응급구조사)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임산부는 진통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고 구급차에서 산모 상태를 확인했을 때 이미 태아의 다리가 먼저 나오면서 탯줄이 목을 압박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태아의 목과 탯줄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고 흉부압박을 시행하면서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분만포로 덮어 이송했고 병원 도착 즉시 수술실 의료진에 의해 분만이 완료돼 현장에서 아기 울음소리까지 확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북소방서 김석중 홍보교육팀장은 “태아가 거꾸로 나올 경우 탯줄이 목에 감겨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분만에 해당한다”며 “이럴 경우 하복부를 높게 유지시키는 등의 응급처치와 함께 신속히 이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모의 남편 정모씨(38세)에 따르면 “출산 예정일인 내년 1월14일보다 29일이나 빨리 진통이 시작됐고 아내가 분만 진통으로 의사표시도 못하는 상황이라 너무 당황스러워 119에 신고했다”며 “아이가 거꾸로 나올 때만 해도 너무 놀라 어찌할 줄 몰랐는데 긴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한 대처로 아내와 아이의 생명을 구해준 119구급대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3년간 구급차 내 출산은 2017년 1건, 2018년 2건, 2019년 2건 등이다.

정지훈 119구급대원은 “산모 이송 도중 119구급차 안에서 출산은 한 해에 두세 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119구급차 내에는 분만유도 장비들이 적재돼 있고 구급상황관리센터 의사의 의료지도를 통해 탯줄 결찰 등의 응급분만 관련 처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 강북소방서장은 “119구급대원의 상황에 맞는 빠른 판단으로 위급한 태아의 무사 분만을 유도한 구급대원의 노력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과 실습을 통해 중증 위급환자들의 생명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