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관절염 치료를 받는 어르신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의료용 파라핀을 직접 구매해 가정에서 가열해 사용하다 화재로 이어져 화상을 입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부산 사하소방서(서장 강호정)는 의료용 파라핀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성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화재재현실험을 실시했다고 2월15일 밝혔다.

의료용 파라핀은 평소 치료용으로 가열해 녹인 후 액체 상태의 파라핀을 손이나 발 등 아픈 부위에 넣었다가 빼면서 아픈 부위에 파라핀을 고루 입혔다가 약 10분 뒤 딱딱하게 굳은 파라핀을 벗겨내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최근 사하구 내 주택에서 의료용 파라핀 취급 중 2건의 화재가 발생해 노인 2명이 다쳤다. 2건의 사례 중 1건은 파라핀 증기의 온도를 제어하는 기능이 없는 일반 용기를 사용해 파라핀을 끓이던 중 연기가 많이 발생하자 파라핀이 담긴 용기를 실외로 옮기기 위해 들고 가던 중 파라핀 증기에 착화, 발화하여 거주자(여, 48년생)의 우측 팔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다른 사례는 고체상태의 파라핀을 녹이기 위해 가열하던 중 인접한 플라스틱 용기에 불이 옮겨 붙었고 불을 끄기 위해 거주자(남, 56년생)가 물을 붓는 순간 순간적인 폭발 현상과 함께 연소 확대돼 거주자의 얼굴, 목, 팔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에 화재사례들을 토대로 의료용 파라핀 취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현상에 대해 재현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클리브랜드 개방형 인화점측정기를 활용해 의료용 파라핀의 인화점을 측정한 결과 의료용 파라핀의 인화점은 210~230℃로 나타났다.

이후 의료용 파라핀의 연소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활용해 의료용 파라핀을 가열한 결과 약 160℃에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했고 약 200℃ 부근에서 액상의 파라핀 액이 끓기 시작했다. 실험 시작 약 15분 후 인화점에 도달했다.

의료용 파라핀 화재 시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사용할 경우 두 번째 화재사례와 같이 폭발적인 연소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불이 붙은 의료용 파라핀 표면에 물을 부어 보았다.

불이 붙은 상태의 의료용 파라핀 표면에 물이 닿은 순간 화염이 사방으로 급격히 확대됐고 만약 주변에 사람이나 다른 가연물이 있었다면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가 예상된다.

강호정 사하소방서장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은 관절염 등을 가정에서 치료하기 위해 의료용 파라핀을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의료용 파라핀을 사용할 경우 전용 용기를 사용하고 가열 중에는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되며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불이 붙은 파라핀 액에 물을 부으면 화염이 급격하게 커져서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하므로 절대 물을 부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