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 여성들은 버스와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 중 ‘성추행’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 빈미영 연구위원은 지난 8월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내 성추행 피해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월1일 밝혔다.

조사결과 대중교통 이용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범죄유형으로 응답자의 69.0%가 성추행 을 지목해 절도(24.4%)나 강도 및 폭행(6.6%)보다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수도권 지하철 성범죄 검거율을 보면 2009년에 비해 2010년 비율이 75% 증가했고 특히 출퇴근시간대 지하철 1호선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여성의 55.3%(163명)는 평소 출근할 때 이용하는 지하철과 버스 내의 치안정도를 불안한 편이거나 매우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국내 성추행 발생추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9.5%(205명)가 크게 증가하거나 증가한 편이라고 답해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성추행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피해경험과 관련해서는 직장여성 4명 중 1명이 버스나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1년 사이(2010년 6월∼2011년 6월) 2회 이상 피해경험이 있는 경우도 30.1%나 됐다.

피해 장소로는 지하철 내가 67.1%(49명)로 가장 많았고 시내버스가 15.1%,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이 11.0%를 차지했으며 고속버스나 좌석버스 내에서도 6.8%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는 아침 7시에서 9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답해 평소 출근시간대 혼잡한 상황에서 피해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성추행 피해를 받았을 때 대처방법에 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56.2%는 같은 장소나 차량에서 조용히 자리를 이동한다고 답해 매우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반수 이상이 성추행을 대처하는데 ‘자신 없다’고 밝혔다. 성추행이 발생할 때 대처방법과 신고 장소에 대해서도 대부분 잘 모른다고 답해 안내와 홍보가 적극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인력배치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30%로 가장 높았고 ‘소리지르기, 주변사람에게 도움’이 27.8%로 뒤를 이었다. 반면 1992년 1호선과 국철구간 출근시간대에 잠시 운영했던 ‘여성전용칸’은 1.9%로 가장 낮았다.

경기도 대중교통 성과에 대한 평가에서 1위는 ‘버스정보이용’이었으며 향후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는 ‘혼잡성’, ‘안전성’, ‘범죄성’이 꼽혔다. 혼잡도와 성추행이 자주 발생하는 시간대는 관련성이 높아 광역버스 증차와 같은 혼잡노선의 시설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 빈미영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버스와 지하철의 성추행범죄를 완화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를 검토하고 여성정책 측면에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책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이성하 기자(sriver57@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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