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석 국회의원
시멘트 제조공장에서 배출되는 각종 환경오염 물질로 인해 공장 인근 지역 주민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지만 업체들은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멘트 업체들은 피해 지역 주민 지원을 위해 매년 25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공장 시설 투자 비용, 지방세 납부분, 기부채납 비용 등을 사회공헌사업 실적으로 둔갑시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처럼 주민을 호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국회의원(광주 북구을)은 10월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멘트 공장에서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로 인한 주민 피해 실태,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주민을 호도하고 있는 업체들의 ‘꼼수 경영’을 집중 질타한 뒤 시멘트세 도입을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형석 의원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다량의 분진‧질소산화물이 배출되고 있으며 환경부 조사 결과(2020년 5월6일) 시멘트 제조업은 발전업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체 대기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 상위 20개소 중 8개소가 시멘트 공장으로 시멘트업계 메이저 7개사가 운영하는 시멘트 공장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들 공장이 위치해 있는 강원도 및 충북지역 지자체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현황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은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 중 오염물질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강원대학교병원이 시멘트 공장이 있는 강원도와 충북지역 주민 2800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시멘트 분진이 폐와 기관지에 미치는 영향 연구, 2020) 시멘트 분진에 장기간 노출된 주민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10년간(2009~2017) 건강검진 기록 분석 결과에서도 강원도 내 시멘트 공장 인근 유병율이 강원지역 평균보다 최대 15%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시멘트 공장이 위치한 강원‧충북‧전남‧경북 지역 기초지자체의 재정여건이 취약해 자체 재원으로 피해 주민 지원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정부 역시 시멘트세 신설에 긍정적이고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시멘트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업체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시멘트업체들은 지난 2019년 11월 당시 20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시멘트세’ 도입을 반대하면서 대신 매년 250억원 규모의 피해지역 지원 기금을 자발적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부 업체들은 지방세 납부분이나 공장 내 도로포장 공사, 환경오염방지 시설투자 등을 사회공헌사업비로 포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시멘트 업계가 실제 지역주민을 위해 지출하는 사회공헌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 전체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집행한 사회공헌사업비는 업체별로 연간 2~14억원 규모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한국지방세연구원 ‘시멘트생산시설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및 운용방안 연구’ 2020)됐다.

이에 따라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의 건강 증진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하는 것처럼, 이른바 ‘시멘트세’를 신설해 시멘트 생산 공장 인근 주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형석 국회의원은 이날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비산먼지, 소음, 악취 등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주민의 건강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지역자원시설세 과세를 통해 외부불경제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주민 보호를 위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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