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023년부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성 물질 포함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키로 한 가운데, 충남도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손잡고 해수 방사능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가동한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바닷물에 대한 방사능 감시는 충남이 처음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12월24일 도청 상황실에서 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원장과 ‘해양 방사능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도는 어업지도선인 ‘충남해양호’에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바닷물 방사능 실시간 측정기를 지난 10월 설치했다.

이 측정기는 선박 기관실 내 냉각수 공급 라인에 연결, 충남해양호가 운항할 때마다 냉각수로 사용하는 바닷물의 방사능을 1분 단위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도와 원자력연구원은 방사능 측정기에 대한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시험가동까지 마쳤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측정기를 운용하며 방사능 오염이 의심될 때에는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도에 통보한다.

도와 원자력연구원은 또 국민 알권리 충족을 위해 방사능 측정 상황과 농도를 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스마트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이와 함께 향후 5년 동안 충남해양호 방사능 측정기기를 가동하는 한편, 필요 시 추가 설치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양승조 지사는 “일본이 2023년 봄부터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면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는 것은 물론, 전 세계 바다가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라며 “바다의 안전과 환경에 눈감은 일본의 결정은 양심과 정의에 어긋난 행위이며, 국제사회 공통의 상식을 저버리는 오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양 지사는 그러면서 “우리 바다가 방사능 오염에 노출됐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빠르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것이 바탕 되어야만 해양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도민 먹거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지사는 이어 “바다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충남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2007년 태안 앞바다 유류사고로부터 서해안을 지킨 충남의 저력을 밑거름 삼아 방사능 오염 위험으로부터 우리의 바다를 100% 지켜낼 수 있도록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덧붙였다.

한편 도는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방사능 왜란’이자 ‘인류를 향한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수입 수산물에 대한 원산지 허위 및 미표시 행위를 중점 지도·점검하며 도내 수산물 생산·거래 전 단계 방사능 검사를 추진하고 있다.

양승조 지사는 지난 4월 실국원장회의를 통해 “충무공의 후예 충청남도가 이순신의 마음으로 방사능 왜란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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