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8일 저녁 8시 경, 에어컨 실외기 전선에서 시작된 불이 서울 강북구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했다. 소방대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거주자를 구조하고 불은 20여 분만에 진화됐다.

소방청(청장 이흥교)은 점점 낮기온이 올라가는 시기를 맞아 에어컨 사용량이 점차 증가할 것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화재 발생도 늘어날 것에 대비해 사용 전에 꼼꼼하게 사용환경을 확인하고 안전수칙을 지켜줄 것을 5월16일 당부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NFDS)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6월부터 점차 증가(8.6%)해 7~8월에 집중(62.6%)됐다. 장소는 절반(49.4%)이 주거시설(단독·공동주택 등)에서 발생했다. 

최근 5년 간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총 1168건으로, 사망 4명, 부상 32명, 재산피해 50억3700만원으로 조사됐다.

또 선풍기, 냉난방기 등 여름철 계절용 기기 중 에어컨의 화재 건수가 가장 높았다.

에어컨 화재의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75.4%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8.6%), 기계적요인(8.1%) 순이다. 전기적 화재요인은 크게 단락(85.9%), 과부하(6.6%), 기타(4.1%) 순이다.

세부적으로는 ▲접속단자 등의 전기적 접촉상태가 불완전할 때 발생하는 접촉불량에 의한 단락(31.4%), ▲전선이 노후화돼 발생하는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29.2%), ▲전선의 과도한 압착이나 손상에 의한 단락(5.0%) 등이다.

특히, 부속품에 먼지와 습기 등의 전기가 잘 흐를 수 있는 이물질이 축적되어 트래킹에 따른 단락(7.0%)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 밖에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담배꽁초(74%)가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5월4일 강원도 강릉의 한 상가건물에서 에어컨 실외기 주변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층 술집에 있던 손님 4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기계적 요인의 화재는 과열(73.7%)이 주요 원인으로, 실외기 등이 벽체에 너무 가까이 설치된 경우에는 일정 간격(최소 10cm 이상)을 띄워 설치해야 한다.

본격적인 에어컨 사용시기를 맞아 철저한 사전예방 등 안전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에어컨은 ▲ 단일 전선을 사용하고 훼손된 부분은 없는지, ▲ 실외기 주위에 발화 위험물품을 두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 에어컨의 먼지 등을 충분히 제거하고 이상 유무 점검 후 가동하며 ▲ 실외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점검을 의뢰해야 한다.

소방청 권혁민 화재예방총괄과장은 “무더위와 함께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는 시기에 사용 전 전선과 실외기 상태 등을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고 에어컨 실외기 주변에서는 담배꽁초 등 화기 취급에 주의해 안전한 여름나기에 다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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