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현지에 자동차, 전자제품 생산거점을 두고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의 피해규모가 외국기업 중 최고치로 추산되면서 일본기업의 시름도 늘어가고 있다. 

KOTRA는 ‘태국 홍수로 인한 일본기업의 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태국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6000개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번 홍수가 자동차업계, 전자업계의 공급망체인(서플라이 체인)에 영향을 미치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고 11월8일 밝혔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업체는 토요타, 혼다, 닛산, 미츠비시자동차 등으로 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전자업체로는 NEC, 캐논, 히타치, 니콘, 소니, 파나소닉 등 이름만으로 알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들 외에도 계열을 중시하는 일본의 특성상 일본 본토에서 다수의 1, 2차 협력업체들이 진출해 현지 산업계 피라미드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태국선호 현상의 이유는 인건비는 다소 비싸지만 인근 동남아 국가에 비해 전력, 도로, 항만시설 등 제조 인프라가 잘 정비돼 있는 점 등으로 파악된다. 일본 기업들은 생산라인의 효율화와 엔고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 7월부터 계속되는 태국의 홍수피해로 태국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침수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기업은 특히 중부지역에 위치한 공업단지에 많이 입주해 있으며 공단이 침수되거나 경계령이 떨어지면서 9~10월 동안 공장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제품 및 부품은 다시 일본이나 제3국으로 조립, 판매를 위해 수출된다. 하지만 조업중단이 장기화되면서 10월 말부터는 일본 및 타 국가 공장의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국에서의 생산차질이 글로벌기업들의 서플라이 체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복구와 정상조업에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일본 기업들은 태국 및 인근 국가의 공장에 생산기능을 이전시키고 재고부족이 예상되는 부품은 타 기업 외주 및 해외조달을 통해서 서플라이체인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일본정부는 침수피해를 입은 공장의 현지 인력을 일본 국내 생산 공장에서 임시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비자허가를 내주고 있다. 

김성환 KOTRA 일본팀장은 “지진과 엔고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로 해외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3월 대지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다시 겪고 있다”며 “기상이변이 심했던 올해를 계기로 예측 불허한 상황에서도 위기관리·대응 능력이 강한 기업이 점차 경쟁우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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