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0일 송명재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아래 방폐공단) 이사장은 MBN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주방폐장과 월계동방사능오염아스팔트와 관련해 국민을 속이는 주장들을 늘어놓았다.

송 이사장은 “우리나라 방폐장이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다”며 “지진이 나도 땅속에 함몰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경주방폐장의 경우 연약지반에다가 물이 계속 새어나오고 있어 공기가 예정보다 많이 늦춰지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에서도 완공 후에 사일로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한 상태다. 이런데도 세계에서 제일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지진이 나도 땅속에 함몰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송 이사장의 말대로 지진이 발생해서 방폐장이 함몰되는 상황이 된다면 주변의 토양과 지하수나 바닷물로 방사성오염물질이 흘러들어갈 위험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방폐장의 입지 선정에서 지진 등의 위험지대를 피해서 부지를 선정하는 것이다. 방폐장의 안전성을 과장하기 위해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실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밖에 안된다.

송 이사장은 최근의 서울 월계동 방사능오염 아스팔트 사건과 관련해서도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송 이사장은 월계동 방사능오염 아스팔트에 대한 질문에 “여러 가지 수치를 들을 때 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될 정도로 많은 방사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방사성폐기물로 구태여 취급안해도 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에 대해 방사성물질의 농도가 1.82~35.2 Bq/g으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에 해당하는 수치(10Bq/g 이상)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자체처분 대상과 중저준위폐기물을 분리하여 처리 방법을 결정하여 이행한다고 밝혔다.

송 이사장이 기준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속이는 것일까.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는 공단의 최고 책임자가 정부가 발표한 자료마저 부정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높아지는 방사능안전에 대한 불신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로 밖에 안보인다. 이런 무책임한 주장 때문에 방사능과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더욱 커지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민들의 방사능에 대한 안전의식과 실천은 높아진 반면, 정부나 관련 기관의 안일함과 무책임함은 고쳐지고 있지 않음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방폐공단은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처리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런 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방송에 나와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말하는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송 이사장은 거짓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 발언에 정정보도를 요청해야 한다. 방폐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휴인력퇴출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는 애꿎은 직원들을 퇴출할 것이 아니라, 자격미달의 송 이사장부터 물러나는 게 비상경영의 출발점으로 보인다. 송 이사장은 더 이상 국민을 속여가며 방사능 안전성을 국민에게 설득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길 간곡히 요청한다.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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