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신뢰받는 감사원, 국민과 함께하는 감사원, 청렴한, 공직 비리, 소극행정 ~~~ ” 멘트가 나온다. 정부 부처의 감찰팀에 제보도 하고 국민신문고에 하소연하고도 억울하면 찾는 곳이 경찰, 검찰도 아니고 우선은 감사원이다. 

감사원에 억울함을 호소하면 국민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 있는 공무원이나 불법 등이 발견 확인되면 감사원 차원에서 검찰에 고소 고발해 처리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표 김중진, 이하 대구안실련)에서 작년 9월8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국민제안감사1국 3과는 작년 11월24일 감사 실시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감사 실시를 결정하면서 대구안실련에 “감사청구대상 기관 업무처리의 위법, 부당성이 확인됐다는 것은 아니고 감사과정을 통해 청구내용 확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감사 실시를 결정한 것이고 감사결과는 추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대구안실련은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와 함께 소방청(청장 직무대리 남화영)에 ‘급기가압 제연설비 현장 실증실험’을 요청했고 소방청 화재예방국 소방분석제도과 최재민 과장, 이강민 안전기준계 계장, 민정기 실무 담당(소방위)은 작년 11월2일과 3일 양일간 대구시 북구 A 아파트와 대구시 동구 B아파트 모두 2곳에서 급기가압 제연설비 현장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이어 대구안실련은 대구시(대구소방안전본부 예방안전과)에 ‘급기가압 제연설비 현장확인 결과 위법사항 행정조치’를 요구했고 대구시는 “대구안실련에서 요구한 급기가압 제연설비 현장확인 결과 위법사항 행정조치 요구 건과 관련해 현재 감사원 실지 감사가 소방청 등(대구소방안전본부, 동부소방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2022년 12월1일부터 2022년 12월21일까지 실시 중으로 감사 결과를 검토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예방안전과 한 담당자는 세이프투데이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2023년 1월5일 현재 이와 관련 감사원 감사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계획은 2022년 12월21일까지로 돼 있었는 데 연장된 것 같고 언제 끝날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안실련은 소방청과 함께 진행한 실증실험 결과 행정조치도 감사원 감사결과가 끝나면 처리될 것으로 믿고 감사원의 감사가 잘 진행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구안실련은 지난 1월31일 서울 지역에서 감사원이 11곳 신축 건물에 대해 ‘급기가압 제연설비 현장확인’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 업체 담당자를 통해 확인했다. 

대구안실련 한 관계자는 2월1일 오후 2시 경 서울시 소재 모 건물에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는 사실을 확인하고 어떤 사람들이 현장에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방문했다. 

현장에는 감사원, 소방청, 영등포소방서 공무원, 홍모 제연설비 TAB업체 대표, 신축 건물 관리 관계자 등이 참석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급기가압 제연설비’에 대한 확인 체크리스트 항목별 적합, 부적합에 대해 체크하고 서명 날인도 했다.  

그런데 감사 현장에서 공무원 등 참석자들이 나눈 이야기가 가관이다. ‘급기가압 제연설비의 무용지물’에 대해 제보한 인물들에 대한 주관적인 장단점 등을 농담하듯 나눴고 체크리스트 항목들도 건물 전체 ‘급기가압 제연설비의 정상작동 여부’와는 달리 ‘부분적 파편적 부분’만 체크했다.   

이런 상황이 대구안실련 대표에게 보고됐고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 2월2일 오전 감사원 앞에서 1인시위와 함께 감사원 담당 공무원과 민원실에서 면담을 진행하게 됐다. 

1인시위에 나선 사람은 “감사청구를 외면하는 감사를 연기하라, 공정을 위하여, 국민안전 기망한 소방청 철저히 감사하라, 2018년 국정감사 내용(당시 이진복 의원)을 이행하지 않은 내용도 감사를 이행하라, 소방청장 이진복 현 정무수석 무시 불이행, 감사원은 급기가압 제연설비 감사를 공정하게 하라, 국민안전 기망한 소방청 철저히 감사하라, 한국소방안전국민연대”라는 문구를 승용차와 감사원 건물 앞에 붙이고 1인시위를 했다. 

1인시위에 나선 사람은 1인시위와 함께 감사원 담당 공무원과 민원실에서 감사 진행 과정의 부당함과 오류에 대해 설명했고 감사원 담당 공무원도 “공정하게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프투데이는 이에 대해 감사원 담당 공무원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전화 통화를 여러번 요청했지만 결국 감사원 홍보팀 김모 과장을 통해 “담당 공무원이 세이프투데이 기자와 전화 통화할 경우 감사 진행에 신뢰와 공정에 어려움이 작용할 수 있어 전화 통화를 거부하고 있고 감사한 사실이 있고 언제까지 감사가 진행될지 등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 영등포소방서 관할 신축 건물에서 진행된 감사원 감사 결과서를 보면 얼마나 엉터리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소방청과 감사원의 적부 판단 기준을 보면 ❶차압 4군 데 측정한 결과가 모두 50Pa을 초과했고 한 곳은 150Pa이다. 물론 모두 정상이라고 했다. ❷방연 풍속 2군 데를 측정한 결과가 1.31과 1.21m/s이었는 데 모두 정상이라고 했다. ❸출입문 개방력이 90과 97N이었고 모두 정상이라고 한다. 위의 차압 측정값으로 보아 모두 계단실 출입문 개방력을 측정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어떻게 측정한 결과인지 현장 확인 결과서를 보면 모두 부적합한 것인데 적합으로 체크하고 서명 날인까지 했다. 이 현장은 설계부터 감리, 제연 TAB, 소방준공 모두 불법임을 한번에 알 수 있는데 여기에 참여한 감사원 공무원 포함해 모두 이 시험에 참여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이 시험을 했음을 한번에 알 수 있다.

이 감사원 감사 대상 신축 건물이 어떻게 설계됐는지와 설계도서에 맞게 방연풍속이 나왔는지, 과압방지장치가 설계돼 과압과 과풍량 여부를 확인했는지, TAB를 통해 풍량을 조절했는지, 자동폐쇄장치의 성능인증범위를 초과해서 폐쇄력을 조절했는지에 대해서 확인해 봤는지 매우 궁금하다. 결과값으론 이중의 어느 하나도 만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감사원 감사 체크리스트만 보고도 감사가 어떻게 어떤 목표를 갖고 진행되고 있는 지 가늠할 수 있다. 

성능확인 결과표을 살펴보면 차압측정과 방연풍속을 지상 10층 ~ 19층에서 측정했다. 출입문개방력 측정은 10층과 19층에서 측정한 결과표임을 알 수 있다. 신축 건축물에 설치된 소방 제연설비 전층을 측정하지 않고 일부 층만 측정하는 것은 성능을 보장받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송풍기 가까운 층에서는 차압 및 방연풍속이 높아 문을 개방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계단실 출입문이 닫히지 않아 제연설비 성능을 확보할 수 없다. 건물의 모든 층에 설치된 제연설비가 안전해야 인명피난 및 인명구조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연기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소방 제연설비 분야 한 전문가는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서에 대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의 판단은 ❶ 건축물 설계 당시 소방 제연설비 설계계산서 적합 여부 확인하지 않았다. ❷ 소방 제연설비 설계 계산서에 맞게 차압 및 방연풍속을 확인하지 않았다. ❸ 소방 제연설비 감리 보고서 및 제연 TAB보고서 설계계산서 확인하지 않았다. ❹ 제연설비 차압을 40~60pa로 설계했는 데 감사성능확인 결과표와 다르다. ❺ 제연설비 방연풍속을 0.7m/s로 설계했는 데 방연풍속이 1.31m/s와 1.21m/s로 풍량을 공급했다면 설계와 맞지 않고 설계방연풍속 풍량과 다르다. ❻ 풍량이 너무 강해서 방화문이 닫히지 않아 방화문에 붙어 있는 자동폐쇄장치(성능인증제품)를 임의로 조작해 놓았는 데 이는 성능인증제품으로 임의로 폐쇄력을 조작하면 불법이다. 

이 전문가는 “건물 설계자, 감리자, TAB업체, 소방공무원은 이런 문제점을 확인하지 않고 건물 사용승인 등 준공허가를 내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민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안전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방 제연설비 분야 한 전문가는 “소방청도 이제는 소방 제연설비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문제점을 어떻게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전력해야 할 것이고 감사원도 아직 감사가 진행 중이니 하루 빨라 공익감사를 요구한 민원인들에게 교육받고 민원인 입장에서 현장 감사를 진행하는 궤도 수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세이프투데이는 작년 12월1일, 12월7일, 12월15일, 12월22일, 12월29일, 올해 1월5일, 1월13일 모두 7번의 <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 기획기사를 연재한 바 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 세이프투데이 <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 관련 기사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⑦

“피난 상황 고려 없이 테스트만 해 준공허가 받기”

기자명윤성규 기자  입력 2023.01.13. 09:19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5314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⑥

대구소방 “감사원 실지 감사 결과 검토해 처리할 예정” 

윤성규 기자 입력 2023.01.05 13:45  수정 2023.01.05. 14:33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5120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⑤

“소방기술자 또한 차압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어”

윤성규 기자 입력 2022.12.29 11:16 수정 2022.12.30. 08:35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4972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④

김용광 광명토탈엔지니어링 상무이사 소방기술사 

윤성규 기자 입력 2022.12.22. 18:36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4812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③

상식 벗어난 소방 관련 법 작용 ‘제연설비 무용지물’ 만들어

윤성규 기자 입력 2022.12.15. 08:15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4637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②

급기가압 제연설비 현장 학인 결과 주요 문제점

윤성규 기자 입력 2022.12.07 16:27 수정 2022.12.07. 17:42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4451 

소방청 ‘무용지물 제연설비’ 개선 의지 의문

소방청 ‘제연설비 현장 실증실험 결과’ 공개 거부

윤성규 기자 입력 2022.12.01 08:02 수정 2022.12.01. 08:15

http://www.safetoday.kr/news/articleView.html?idxno=74290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저작권자 © 세이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