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의원
이재정 의원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검증을 의뢰한 제3자 기관의 검증역량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경기 안양동안을)은 지난 3월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제3자 검증을 의뢰한 주식회사 화연의 검증역량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2022년 7월 ‘후쿠시마현 원자력발전소 안전확보기술검토회’에서 오염수 처리절차의 신뢰성 담보를 위한 조치에 대한 질의에 ‘주식회사 화연에 검증을 의뢰할 것’이라 답변하며 ISO/IEC 17025 인증을 취득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ISO/IEC 인증은 국제표준화기구(ISO ;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및 국제전기표준회의(IEC ;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에서 제정하는 국제표준으로, ISO/IEC 17025인증은 교정·시험 등을 수행하는 적합성평가기관에 대해 특정 적합성평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조직·시설·인력 등을 갖추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국제인증이다.

그러나 이재정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주식회사 화연이 ISO/IEC 17025인증을 받은 검사대상핵종은 삼중수소(H-3), 세슘-134(Cs-134), 세슘-137(Cs-137), 스트론튬-90(Sr-90), 아이오딘-131(I-131)의 5종에 불과하다. 

이중 화연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절차의 검증을 의뢰받았던 당시 측정·평가대상 핵종 64개에 해당하는 것은 아이오딘-131을 제외한 4종뿐이다.

그마저도 해수(바닷물)에서의 핵종 분석 역량을 인증받은 것은 스트론튬-90이 유일하다. 화연이 취득한 ISO/IEC 17025인증서에 따르면, 같은 핵종이라 하더라도 민물, 음용수, 바닷물에서의 측정·평가방식을 구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정부 및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검증할 제3자 기관 역시 바다에서의 핵종 측정·평가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재정 의원이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화연이 취득한 ISO인증서는 측정·평가대상 핵종 64개 중 4개 핵종에 대한 검증역량만을 보증할 뿐, 그 외 핵종의 검증역량은 보증하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최악의 인재(人災)를 수습·처리하는 과정을 검증하기에는 역량이 불충분한 업체라는 것이 이재정 의원의 설명이다.

이재정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제공자이자 현재 수습책임자인 도쿄전력이 제3자 검증기관을 직접 섭외한 것도 신뢰가 떨어지는데, 그 업체의 검증역량마저 불충분하다면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제3자 검증기관의 부실함을 알고도 침묵했다면 직무유기고 알지 못했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맡길 수 없는 무능정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재정 의원의 “화연이 제3자 검증기관으로서 역량이 충분하다고 보십니까?”라는 질의에 대해 “(화연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해보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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