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3일 오후 2시 경 충남 홍성군 소재 한 중학교 강당에서 체육 수업을 받던 3학년 A군이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A군은 기초체력 측정을 위해 20m를 달려갔다가 돌아오는 왕복달리기 활동을 반복하다 심정지가 와 의식을 잃었다. 

체육교사 B씨는 즉시 학생들에게 119신고를 요청하고 A군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온 보건교사 C씨는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이용해 응급처치했고 이후 구급대원에게 인계돼 병원으로 이송된 A군은 맥박과 호흡을 되찾고, 2주 뒤 건강하게 퇴원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교사 50여 명이 충남 공주시 소재 중앙소방학교에 모인다.

소방청 중앙소방학교(교장 마재윤)는 8월9일 충청지역의 초·중등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응급상황에 신속한 대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국민 심폐소생술(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한다.

‘기온이 1도 오를 경우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여름철 심정지 환자 발생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익혀두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2006~2013년 서울 등 6개 광역시에서 급성 심정지 환자 5만318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기온이 1도 오를 경우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교사를 위한 이번 교육에서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심폐소생술 및 AED 사용법은 물론, 중독, 간질, 경련 등 온열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응급처치 등 폭넓은 내용을 다룬다.

교육에 참여한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5월 체육교사와 보건교사가 협력해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로 소중한 학생의 생명을 살린 일화를 소개하며 “이번 중앙소방학교 교육을 통해 평소 학교 내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향후 응급처치 교육을 위한 홍보물과 교육교재 제작 등 전문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으로 보건교사들의 응급처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을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대국민 심폐소생술 교육과정’은 경찰 등 재난 관련 중앙부처 공무원과 보건교사 등 국민 안전과 밀접한 다양한 관계기관의 응급처치 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위급상황에 누구나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극행정 취지로 마련됐다.

중앙소방학교는 지난 3월부터 대국민 심폐소생술(응급처치) 교육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교육과정은 ▲ 심폐소생술 실습·이론 교육 ▲ 대규모 다수재난 발생 시 응급상황별 구급 대응 ▲ 재난과 PTSD(스트레스) 관리방법 ▲ 병원 전 감염병의 이해 등 맞춤형 선택 교육으로 진행된다. 

현장감 있는 생생한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가상공간 체험도 병행한다.

교육 수료 인원은 현재까지 618명이며, 교육 이후 이들은 심폐소생술 활성화를 위한 심폐소생술 홍보단으로 활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재윤 중앙소방학교장은 “학교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비해 실질적인 체험위주 교육으로 교육현장의 안전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직군의 대국민 심폐소생술 역량을 강화해 국민 안전을 한층 더 두텁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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