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반도는 바야흐로 봄이다. 우리나라 봄철에 가장 위험한 재난유형이 바로 ‘산불’이다. 그만큼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산림의 구조나 지형, 기후의 특성상 산불 발생의 개연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매우 울창하고 불에 잘 타는 낙엽이 많이 쌓여 있다. 또한 경사가 급하고 기복이 많은 산지로 연소진행 속도가 빨라서 산불이 발생하면 급속하게 확산된다. 특히 봄철 건조기에는 계절풍이 겹쳐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통계지만 우리나라의 지난 5년 동안 식목일에 발생한 산불건수는 평균 37건으로 피해면적도 평균 240ha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02년의 경우는 한 해에 발생한 산불의 절반이 식목일에 일어났다. 연간 피해면적의 92.3%가 식목일 산불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됨에 따라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 공휴일과 연휴 등 특정기간에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최근에 발생한 산불은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갖고 있다.

첫째, 산불의 발생 양상이 점차 다양화ㆍ대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산불로 인한 피해 또한 천문학적으로 크다.

둘째, 산불 발생이 도발적ㆍ가변적이어서 불확실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셋째, 산불 발생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시간이 극히 적어서 위기관리에 대한 평상시의 세심한 대책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된다는 점이다.

산불은 단지 산림훼손에 머물지 않고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태계의 파괴, 귀중한 문화유산의 소실, 더불어 살아가는 농산촌민의 삶의 터전까지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이러한 산불은 자연적인 원인 보다는 사람의 부주의나 실수 등에 의해 발생한다.

또 산불은 산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속성상 화재진압을 위한 접근이 어렵고 더디며 불을 끄기 위한 수원 확보도 어렵다. 특히 야간 산불인 경우에는 산불진압에 더욱 더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앞으로 산불 발생을 줄이고 산불 피해를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조기인 봄철을산불 발생의 위험기로 보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따라서 입산 인구에 대한 적실성 있는 통제를 강화하고 대국민 홍보활동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불가피하게 발생한 산불에 대해서는 조기에 산불을 진화할 수 있는 조기발견 시스템의 확립과 진화인력의 확보, 대형소방 헬기와 첨단장비 확충, 효율적인 진화기술의 개발 등이 필수적이다.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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