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소방본부(본부장 주낙동)는 지난 추석 명절에 시민의 가슴압박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소방구급대원, 그리고 병원의 성공적인 협업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11월28일 밝혔다.

지난 9월30일 오후 8시53분 경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의 신호등 앞에서 40대 남성이 쓰려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권모씨(남, 48세)는 도로에 쓰러진 채로 신호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에 의해 발견됐다.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양모씨(여, 33세)는 119종합상황실의 심폐소생술 의료지도를 통해 가슴압박을 실시했다. 

현장에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 권모씨는 의식이 없고 맥박도 뛰지 않는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즉시 환자평가를 실시한 결과 심정지 상태로 확인돼 가슴압박·심장충격기·기도확보 등을 시행하는 기본소생술을 실시했다.

심전도상 심실세동이 확인돼 심장충격 1회 실시했으며 후착 구급대가 도착함과 동시에 현장을 직접 보며 의료지도를 할 수 있는 스마트의료지도로 전환 전북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현장 영상연결을 시도했다. 전문의의 의료지도 하에 정맥로 확보·전문기도유지술 사용을 포함한 전문심장소생술을 실시했다.

스마트의료지도 시범사업은 병원 밖 심정지환자에게 고품질의 소생술을 제공하고자 응급의료기관 의사가 웨어러블기기 및 스마트폰을 통해 현장 영상을 직접 실시간으로 보면서 119구급대원에게 응급처치를 지도하는 적극적인 의료지도를 말한다. 스마트 의료지도로 심정지 환자 소생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번째 심장충격과 가슴압박 3주기째 맥박이 촉지되며 자발순환이 회복됐지만 심실세동이 보여 현장에서 3번의 심장충격을 실시했다. 이후 맥박이 촉지됐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인근의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했다.

인근 대학병원까지 가는 길은 평소에도 차량통행량이 많은 곳인 데다 당일은 추석연휴로 차량 이동이 더 많은 도로여건을 고려해 출동대는 우선신호제어시스템 사용을 요청했다. 

평소에는 구급차로 13분 걸리는 거리지만 우선신호제어시스템으로 9분만에 병원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우선 신호를 요청하는 차량단말기를 탑재한 긴급차량이 우선신호제어 교차로에 접근하면 정지하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교통신호를 제어하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이후 이송 당일에 권모씨는 의식이 회복됐으며 심정지 발생 즉시 목격자에 의한 가슴압박과 빠른 병원 이송이 환자 소생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이 있었다.

권모씨는 정밀검사를 받는 등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다만,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병원 치료는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심정지를 목격하고 119 신고와 가슴압박을 한 양씨는 교사로 “근무하고 있어 매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지만 눈앞에 놓인 상황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119상황실에서 자세히 알려주니 용기를 내서 가슴압박을 하게 됐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이 회복됐다는 소식에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출동한 김재희 소방교는 “도민과 손발을 맞춰 심폐소생술이 현장에서 빠르게 이뤄져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스마트의료지도 사용과 팀워크 훈련 강화를 통해 심정지 환자 소생률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소방본부는 올해 10말까지 이송한 심정지 환자 1145명 가운데 126명이 자발순환을 회복해 11%의 회복률을 보이며, 자발순환회복률을 높이기 위해 심정지 신고 접수 시 최초목격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지도하고, 도민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의료지도와 우선신호제어시스템과 같은 도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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