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생산 기업인 ‘A사’와 ‘B사’는 같은 공장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었다. 2000년 3월 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당시 업무연속성계획(BCM ;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을 미리 수립했던 ‘A사’는 계획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재점검해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쟁업체였던 ‘B사’는 부품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막대한 경영상 피해를 입고 이듬해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

미국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있던 ‘모건스탠리’는 9·11 테러 발생 이전부터 BCM을 수립했으며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체업무공간을 구축하고 실제상황에 준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2001년 9·11 테러 발생에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했으며 테러 발생 1시간 43분 만에 전산망을 100% 복구하고 다음날 정상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는 최근 재해·재난으로 인한 업무중단, 기업 경영상의 다양한 위기상황을 사전에 분석하고 대비하기 위하여 BCM 수립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 획득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1월19일 밝혔다.

종전에는 주로 에너지, 교통·수송분야 등 공공기관들과 건설·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인증을 받았으나 최근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등 대기업과 새마을금고, 우리은행과 같은 금융권 기업들도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공공·민간 분야를 막론하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디지털, IT 분야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화재나 풍수해·지진 등의 재해·재난으로 기업 고유의 업무가 중단될 경우 국민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클 뿐만 아니라 막대한 피해금액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CM을 수립하고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시설·설비투자, 안전진단·시설물 보수와 교육·홍보 예산 등 재해를 줄이기 위한 비용투자가 확대됐으며 주기적인 교육과 훈련실시 등 임직원의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제1금융권 최초로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한 우리은행 본점의 경우, 은행 고유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설을 이중화했을 뿐만 아니라 주 사업장을 사용하지 못할 상황에 대비한 대체사업장을 구축하는 등 재해경감활동관리체계를 갖췄으며 건물 파괴 상황을 가정한 실제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행안부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월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회의장에서 열린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서 수여식’에 참석해 재해경감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우리은행에 인증서를 수여하고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이한경 본부장은 “재난상황에서도 각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 일상의 안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기업에서 ‘재난경감 우수기업 인증제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행안부는 재난에 대비해 내일의 안전을 준비하는 기업이 많아질 수 있도록 지원과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이프투데이 윤성규 기자(sky@safe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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