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철 소방장
여름과 가을이 되면 벌의 번식이 왕성해 분가(분봉)를 하게 돼 세력에 밀리거나 새로운 공간을 찾아 많은 벌집을 짓는다.

여기서 사람들이 추석 전에 벌초를 하는 시기와 맞물려 각종 사고를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가 벌 쏘임으로부터 오는 안전사고다.

벌은 꿀을 모으는 벌(Bee)과 꿀을 모으지 않는 벌(Wasp, 주로 말벌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말벌집은 공처럼 둥글고 입구가 한 두개 있는 전형적인 모양이지만 종형으로 아래가 개방된 말벌집도 많으므로 벌집모양만으로 꿀벌과 구별해서는 안된다.

말벌은 그 종류에 따라 독성이 꿀벌의 수십배에서 500여배 정도로 강력하며 간혹 뉴스를 통해 듣게 되는 안타까운 사망소식 등은 대부분 말벌에게 쏘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벌의 위험성을 알고 잘 대처하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으므로 벌에 대한 주의사항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언젠가 들판의 스치로폼박스 안에 벌이 엄청 많다는 신고를 받고 방열복 등으로 무장을 해 벌집제거 작업을 할 때 수백마리의 벌떼로부터 방열복위에 공격을 하는 두둑 두둑하는 소리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또 시골 주민이 살충제에 불을 붙여(그냥 살충제만 뿌려선 웬만해선 쉽게 안 죽음) 벌집을 제거하다가 산소를 다 태워 화재출동을 간적도 있다.

필자도 벌집제거 작업중에 순간적으로 말벌에게 쏘여 근육마비 증세를 느껴 병원으로 가 주사를 맞고도 한참을 아팠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알레르기 반응의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서 한방에 죽는 이도 있고 10번을 맞아도 괜찮은 사람이 있으며 지금은 괜찮다가 15~30분 후에 쇼크가 올수도 있으므로 자가판단은 금물이다.

방충복 등 보호복이 거의 없는 상태의 작업은 상당히 위험하므로 국민생명보호정책에 따라 항상 국민을 위해 준비된 가까운 119에 신고해 올 가을에는 안전한 벌초로 조상님께 효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부산강서소방서 녹산119안전센터 김명철 소방장
◆ 벌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사전 예방법
- 풀숲에 접근하기 전에 긴 막대 등으로 사전에 확인한다.
- 화려하고 밝은 옷 색은 피한다.
- 향기가 강해 자극을 줄 수 있는 화장품등을 바르지 않는다.
- 과일, 막걸리 등 냄새 유발 물질은 비닐 등으로 감싸 냄새를 차단하고 벌초 후, 산소에 뿌리는 것도 주의를 한다.
- 항히스타민제 등 연고와 살충제, 방충복 등을 준비하여 비상 시 안전을 확보한다.
- 산이나 도로로부터 거리가 먼 곳엔 혼자 가지 않는다(벌에 쏘였을 시 어지러움, 호흡곤란, 근육마비 등이 오면 도와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 벌에 쏘였을 때 대처법
- 벌침은 손톱이나 핀셋 등으로 뽑지 말고 신용카드 등으로 밀어서 제거한다.
- 냉수나 얼음이 있으면 상처부위에 대면 부기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침을 맞은 부위가 목 주변이면 근육이 부어올라 기도폐쇄를 일으켜 호흡곤란으로 위독할 수 있으므로 신속히 하산하거나 도로로 나가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 어지럼증 등이 있으면 작업을 멈추고 시원한곳에 눕혀 가슴 등을 풀어주고 안정시킨다.
-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 연고를 상처부위에 바른다.

◆ 기타 벌의 특성
- 꿀벌은 침을 한번 쏘면 침이 빠지고 곧 죽게 되지만 말벌은 침이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벌침을 쏠 수 있다.흔히 봉침을 맞는 벌이 꿀벌이다.
- 벌은 주광성으로 낮에 활동하고 저녁에 귀소해 집에 들어가므로 이때 살충제등으로 제거한다.
- 추워지면 월동을 하기 때문에 무덤가의 위험한 벌집은 장소를 확인해둔 후 겨울에 제거한다.
- 꿀벌의 독성 성분은 산성이고 말벌의 독성 성분은 알카리 계통이므로 반대되는 성분의 약을 바르면 중화작용이 있다,
- 벌의 비행속도는 시속 40~50km이므로 달아나기 보다는 신속히 10미터 이상 그 자리를 피해 목 부위를 보호하고 낮은 자세로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봉분주변에 부드러운 흙이 있으면 땅속에 벌집이 있는 경우가 있다(벌집 공간만큼 흙을 파내는 경우가 많다. 장수말벌이나 땡벌은 땅속에 집을 많이 지음)

부산강서소방서 녹산119안전센터 김명철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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